테슬라와 엔비디아 등이 올해 초 대비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보인 가운데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조기 상환도 늘어나는 추세다.
2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외주식형 공·사모 주가연계증권(ELS) 상환 종목은 349개, 상환금액은 4104억 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해외주식형 공·사모 ELS 상환 종목은 105개, 상환금액은 2465억 원이었다. 상환 종목은 2배 이상, 상환금액은 66.5% 늘어났다.
ELS는 특정 종목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약정한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통상 1~3년 사이 만기가 설정돼있는데, 3·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여부를 평가해 미리 정해둔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약정했던 이자와 원금이 조기 상환된다. 다만, 주가가 약정한 수준 미만으로 하락하면 만기상환 조건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올해 만기상환된 해외주식형 ELS 종목은 58개, 조기 상환된 종목은 291개였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만기상환 11개, 조기상환 94개였다. 만기상환도 늘었으나 조기상환 대폭 증가가 올해 상환 규모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의 주가 상승세가 주효했다. 올해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198.23%, 테슬라는 141.02% 급등했다.
이 때문에 올해 발행돼 올해 곧바로 조기 상환된 해외주식형 종목은 62개로, 이 중 54개 종목이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하고 있었다.
엔비디아·테슬라 등과 함께 국내외 전반적인 증시 호황에 ELS 상환액 규모도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 늘어나는 추세다. 19일 기준 올해 총 ELS 상환 금액은 16조964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조9212억 원을 크게 웃돈다.
이러한 ELS 조기상환은 지난해 증시 불황의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 중에는 1차 조기상환 대상이 되는 물량이 대체로 작년 9월에 발행된 것들로, 당시 주가 하락 영향으로 기준 가격 자체가 낮아 특히 조기상환에 유리한 여건이었다”며 “2분기 조기 상환 대상이 되는 지난해 4분기 ELS 발행 기준가가 낮게 형성돼 조기 상환이 용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향후 엔비디아와 테슬라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하반기 신규 제품과 서비스, 소프트웨어 제공을 통해 입지가 더 견고해질 것”이라며 “연초부터 주가가 급등한 것을 부담스러워 할 게 아니라고 판단한다. 주가가 상승할 동안 이익 창출 능력은 그 이상으로 확대된 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의 판매 목표를 고려하면 테슬라의 미국 시장 판매 비중이 2025년 38%, 2030년 2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최근 GM과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2030년까지 전기차 부문 수익성이 의미 있게 확보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테슬라 무게감을 높이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