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시장에 '줍줍'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은 물론이고 한집을 차지하기 위해 1만 명 이상이 경쟁하는 곳도 나온다. 많으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는 데다 계속 상승하는 분양가가 수요자들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 무순위 청약에서 4가구 모집에 2266명이 접수해 평균 56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에 나온 물량은 경기도 성남시 거주자로 세대 구성원 모두가 무주택자여야만 청약이 가능했고 특별공급으로 나와 조건이 까다로웠지만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앞선 대전 유성구 '갑천1 트리풀시티 힐스테이트' 무순위 청약에는 2가구 모집에 1만3789명이 몰렸다. 전국 무주택 가구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일반공급(84㎡ B)에는 1만2087명, 신혼부부 대상 특별공급(84㎡ A)에는 1702명이 신청했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지제역자이' 4가구 무순위 청약은 5만7434명이 접수해 평균 1만435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2차, 주안 캐슬앤더샵 에듀포레, 과천 르센토 데시앙,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다산신도시 자연앤푸르지오 등은 400대 1 이상에서 수천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을 포함해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황이다. 리얼투데이가 분석한 자료 등을 보면 작년 상반기 평균 45.9대 1이었던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올해 107.7대 1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하반기 15.5대 1과 비교하면 7배가량 높은 수치다.
무순위 청약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최초 분양 당시 가격으로 집을 사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의 공급 가격은 최고가 기준으로 59㎡ 4억7000만 원, 74㎡ 5억4000만 원, 84㎡ 5억7000만 원 수준인데 74㎡는 9억 원 이상, 84㎡는 12억4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59㎡는 7억~8억 원대다. 당첨되면 2억~7억 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갑천1 트리풀시티 힐스테이트, 평택지제역자이 등 다른 단지들도 억대의 시세차익을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순위 청약 규제 완화는 경쟁률을 더욱 끌어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해당 지역으로 제한됐던 무순위 청약이 이번 정부 들어 전국으로 확대된 데다 분양가가 계속 높아지면서 줍줍에 수요자들이 더욱 많이 몰리고 있다"며 "평택, 과천, 세종 등 분양가상한제로 공급됐던 물량이 쏟아진 것도 시세차익 기대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