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과 파리 이어 베트남 출장길 올라
베트남 현지 스마트폰 등 사업장 방문 가능성
사업리스크는 족쇄…올해도 등기이사 불투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만 55세 생일을 해외에서 맞는다. 파리에 이어 베트남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동행하는 한편 현지 삼성전자 생산법인을 둘러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3일 생일 당일을 베트남에서 맞이할 예정이다. 올해 만 55세를 맞는 이 회장은 지난 18일 국제박람회기구(BIE)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이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치기 위해 프랑스 파리 출장길에 올랐다.
2박 3일간의 출장을 마친 뒤 이 22일에는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해 사흘간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했다. 이번 출장에는 이 회장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함께했다.
삼성가(家)는 그간 굵직한 스포츠, 박람회 외교에서 지원사격을 펼쳐왔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당시 이건희 전 회장은 그룹 미래전략실을 동원해 올림픽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이어 바통을 이 회장이 이어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특별사면 포함으로 복권된 뒤 그해 9월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대통령 특사로 임명됐다. 이후 유치를 위해 멕시코와 파나마 대통령을 직접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고 네덜란드 총리에게도 지지를 당부했다.
베트남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동행하면서 삼성전자의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이미 베트남 스마트폰ㆍ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찾아 사업전략을 점검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성 옌퐁과 타이응우옌성 옌빈, 뉴델리 노이다에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호찌민에는 가전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이번에 방문하는 하노이에는 지난해 12월 준공식을 연 5G와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센터가 있다. 이 회장은 이들 베트남 생산기지를 살펴보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위기 극복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생일 무렵에도 유럽에서 현장 경영을 펼쳤다. 당시 그는 11박 12일간의 유럽 출장에서 네덜란드, 벨기에, 헝가리 등을 방문해 배터리 공장, BMW, ASML 등 삼성전자 주요 파트너들을 만났다.
이 회장이 국제 행사 지원사격과 사업 등을 두루 챙기며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은 사법리스크는 족쇄다. 그는 지난해 유럽 출장을 마치고도 생일 당일 다시 서울중앙지법 재판장에 출석했다. 현재는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재판에,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탓에 등기이사 복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승진 이후에도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 중이다. 지난 2019년에도 사법리스크를 고려해 사내이사 연임 결정을 포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