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사태·코인 예치금 먹튀’ 어쩌나…FIU, 전담 인력 기피현상 심각

입력 2023-06-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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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에 보고된 이상거래보고(STR) 지난해 1만 797건↑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입출금 중단, 고팍스-바이낸스 등
가상자산 시장 현안 쌓여있는데…금융위 FIU 인력 부족

가상자산 시장을 검사·감독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본래 FIU가 금융위원회에서 인기 부서가 아니였던 데다가, 무소속 김남국 의원 코인 투기 의혹을 비롯한 각종 현안으로 업무가 쌓이며 금융위 내부에서 기피하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사태로 국내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델리오 사례의 경우 영업 신고를 받아 준 금융당국의 관리 부실 책임이 지적된다. 가상자산 예치업체는 일정 기간 가상자산를 맡기면 고이율을 붙여주는 사업체를 말한다. 델리오는 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마친 업체다.

25일 본지 취재 결과,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신고 수리, 감독·검사 업무를 맡는 FIU 가상자산검사과에는 6월 현재 사무관 4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래 정원 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이다. FIU 관계자는 “검사과 사무관은 넷이지만 직원들 포함하면 그 이상은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 예비심사검토보고서)

FIU는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은행·보험과와 달리 본래 인기 부서가 아니였다. 금융위원회 산하 자금세탁방지기구인 FIU에는 △기획행정실 △제도운영과 △가상자산검사과 △심사분석실 △심사분석 1·2·3과 총 7개의 과가 있다.

특히 가상자산검사과는 가상자산 거래소 신고 수리 및 검사부터 이상거래 탐지, 이용자 보호 등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직접적으로 검사·감독을 진행한다. 해야할 일은 많지만 인원은 부족하고 업무는 과중됐다는 후문이다. 또 가상자산검사과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임원 변경 신고 수리를 촉구하는 고파이 투자자들의 민원까지 시달렸다.

가상자산검사과를 비롯해 FIU의 정원 미달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금융위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3월 이후 FIU에 근무하는 현원은 정원 대비 10명 넘게 모자랐다.

문제는 FIU가 다뤄야 하는 각종 현안이 쌓여있다는 점이다. 일단 자금세탁이 우려되는 의심거래보고(STR) 건수가 급증했다. FIU에 보고된 전체 의심거래보고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관련 사업자의 의심거래보고가 크게 늘었다.

정무위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STR 보고 건수가 시행 첫해인 2021년 10월에는 2건, 11월 21건, 12월 176건에 불과했던지만, 2022년에는 1만797건으로 폭증했다. STR 보고 건수는 올해 들어서도 매월 천여건을 넘나들며 4월까지 3773건을 기록했다.

FIU는 또 지난해 원화마켓 거래소에 이어 올해 코인마켓 거래소와 가상자산 지갑 사업자 현장 검사에 나서고 있다. 입출금을 중단한 예치 ·운용 서비스인 델리오와 하루인베스트와 고팍스 임원 변경 신고 수리도 살펴보아야 한다. 가뜩이나 가상자산 시장을 제대로 규율할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 당국의 인력 부족이 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FIU뿐 아니라 금융위 인원이 전체적으로 부족하다. 인력을 늘려달라 요구했지만 행정안전부에서 잘 늘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FIU가 가상자산검사과를 신설할 당시, 국장급 1자리를 포함한 22명의 전담 인력 증원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서른 곳이 넘는데, 검사를 다 한 번씩 나간다고 생각하면 사람이 부족한 게 당연하다. 금감원이나 산하기관에서 인력 파견을 받아서 가지만 부족한 건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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