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과 ‘국부론’ 그리고 ‘도덕감정론’.
경제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국부론’의 저자인 애덤 스미스(1723~1790)의 이름은 한 번이라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국부론’에 딱 한 번 나오지만, 시장의 자기통제적 기능을 강조한 ‘보이지 않는 손’으로 그는 경제학 교과서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도덕감정론’은 ‘국부론’에 가려진 그의 이면을 생각하게 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1723년 스코틀랜드 포스만의 작은 항구도시 커콜디에서 세무관리의 유복자로 태어나, 홀어머니 아래에서 성장한 애덤 스미스는 노동의 가치에 더욱 주목하고, 자신의 묘지 비석에 ‘국부론’이 아닌 ‘도덕감정론’의 저자라고만 남겨지길 바랄 정도로 도덕성을 강조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묘비명에는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 여기에 잠들다’라고 새겨져 있다.) 이런 그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면 된다’는 시장주의자 또는 노동자의 적으로 내몰리기도 했다.
현대경제학의 아버지, 신화가 된 사상가 애덤 스미스의 생애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 또한 드물다. 이는 애덤 스미스가 ‘자신이 죽은 뒤 출간되지 않은 저서와 논문을 없애라’는 유언을 했고, 이 때문에 그를 이해할 단서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의 탄생 300주년을 맞은 올해, 그에 대한 자료를 집대성해 전 생애와 사상을 다룬 평전이 나왔다.
에든버러대학교 역사학과 명예 연구원이자 전기 작가였던 니콜라스 필립슨(2018년 1월 24일 작고)은 그동안 감춰졌던 애덤 스미스의 삶의 궤적을 꼼꼼하게 추적해 ‘애덤 스미스’를 출간했다.
경제학자이자 도덕철학자인 애덤 스미스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생생하게 이야기하며, 경제학자의 면모뿐만 아니라 역사, 윤리학, 미학 등을 탐구했던 지적인 철학자의 여정도 함께 다뤄, 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현대경제학의 시작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애덤 스미스’를 쓴 니콜라스 필립슨은 스코틀랜드 계몽주의를 연구하는 학자 중 최고로 꼽혔다. 그의 원작 제목은 ‘Adam Smith: An Enlightened Life(예일대학교 출판국, 2010년 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