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농업생산기반 정비계획 발표…논 타작물 재배 활성화 유도
정부가 2027년까지 농경지의 침수위험도를 표시하는 지도 제작을 검토한다. 배수 개선 사업도 추진해 논에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2023-2032 농업생산기반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했다. 정비계획은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쌀 수급 불균형 해소, 논 타작물 재배 확대, 스마트팜 확산, 디지털화 등 농정 방향 전환과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해 10년마다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
먼저 논에 시설원예나 밭작물을 재배하는 복합영농 기반 확충을 위해 다양한 작물이 자랄 수 있도록 밭작물 재배지역 배수개선 대상지를 기존 30만3000㏊에서 32만㏊로 확대한다. 2027년까지는 농경지 침수위험지도를 제작하는 것도 검토한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벼는 일정 기간 물에 잠겨 있어도 잘 자라 반면 하우스나 밭작물 등은 물을 빨리 빼는 배수개선이 필요하다"며 "환경부의 홍수위험지도와 같은 침수위험지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작물 재배를 유도하기 위해 간척지에 쌀 이외의 작물을 재배하도록 하는 타작물 재배구역 단지를 올해부터 지정해 운영하고, 새만금 농생명용지를 첨단영농이 가능한 기반으로 조성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세부 활용계획을 수립한다.
수자원 관리를 데이터 기반으로 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도 접목한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전체 수로 10만4000㎞에 대해 내년까지 디지털 계통도를 구축하고, 93개 지사가 수동 조작하는 수리시설물을 원격으로 제어·관리할 수 있도록 2025년까지 관련 시스템을 정비한다.
가뭄과 홍수 등 이상기후 발생이 늘어나고, 저수지 노후화에 대응하는 물 안전 관리 방안도 마련한다. 500만 톤 이상의 대규모 저수지에 대해서는 오는 2025년까지 비상 수문 등을 확충해 치수 능력을 확대하고, 30만 톤 이상 500만 톤 미만의 중·소규모 저수지에 대해서는 2032년까지 치수능력 확대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가뭄 상습지역을 중심으로 저수지와 양수장 등을 설치하고, 기존 저수지 간 수계를 연결해 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한다. 또 지진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내진 보강도 완료할 계획이다.
저수용량이 30만 톤 이상인 저수지뿐 아니라 5만∼30만 톤인 저수지에 대해서도 2031년까지 1회 이상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975개 주요 저수지, 담수호에 대해서는 수질 측정망 조사 횟수를 연 4회에서 7회로 확대한다.
전 식량정책관은 "이번에 수립한 정비계획은 쌀 중심에서 논에 다양한 작물재배가 가능하도록 정비하고 스마트팜 등 첨단영농기반을 지원하며 청년농 등 미래농업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세부과제에 대해서는 세부이행계획 수립 및 실적평가를 통해 실행력을 높여 나가고 제도개선, 설계기준 개편,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통해 추진체계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