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검찰청 사무국장 자리에 윤득영 서울고검 사무국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찰 수사관 최고직위로 전국 검찰청의 수사관 인사와 예산 등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공우 대검 사무국장 임기가 이달 중 끝난다. 박 국장은 최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의 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사무국장은 정해진 임기는 없지만 박 국장은 정년 퇴임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난다. 현재 후임자에 대한 인사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찰청 일반직(검사가 아닌 공무원) 중 정점으로 불린다. 고위공무원단 ‘가’급에 해당되는 직군으로 수사관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자리로 전국 수사관들의 인사권까지 쥐는 막강한 자리다. 검찰총장과 독대하는 최측근이자 검찰 예산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신임 대검 사무국장 자리에 윤진웅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이 거론됐다가 이후 이갑수 부산지검 사무국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두 인물이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복두규 라인’으로 분류되는 윤진웅 국장이 후임으로 가깝지 않겠냐는 설이 흘러나왔다. 복두규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은 서울고검 사무국장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임 시절 대검 사무국장을 지낸 바 있다.
그렇게 윤진웅 국장 임명에 무게가 실리는 듯 했으나 뜻밖의 지역 문제가 떠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국장과 윤진웅 국장 모두 호남 출신인데 같은 지역 인물이 연달아 임명되는 것에 대통령실이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1순위를 두고 윤진웅 국장과 이갑수 국장에 대한 인사 검증이 이뤄지던 가운데 윤득영 국장 이름이 갑자기 떠올랐다고 한다. 임명 시기를 앞두고 최근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얘기다.
경북 상주 출신인 윤득영 국장은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 의정부지검 사무국장, 대검 집행과장, 서울고검 총무과장, 수원지검 사무국장 등을 거쳐 현재 서울고검 사무국장을 지내고 있다.
검찰직 공무원은 행정고시(5급)와 7급 공채, 9급 공채 출신들로 이루어지는데 대검 사무국장 자리는 주로 7급, 9급 출신들이 채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득영 국장이 임명되면 몇 안 되는 행정고시 출신 대검 사무국장이 되는 셈이다.
신임 대검 사무국장 임명은 다음달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검 사무국장은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고 인사 발표는 법무부가 담당한다.
대검 사무국장이 임명됨에 따라 전국 검찰청 수사관들에 대한 인사도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5급 이상 수사관 인사가 7월 10일께로 예상됐으나 대검 사무국장 임명 시점에 따라 약 1주일 가량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