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초고난이도 문제인 ‘킬러 문항’을 직접 겨냥했다. 이에 교육부는 앞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킬러 문항’을 수능에서 전면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킬러 문항’이란 무엇일까. 교육부는 26일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3년간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지난 1일 실시 된 6월 모의평가를 분석해 국어·수학·영어영역 킬러 문항 사례 총 22개(과학탐구 4개 별도)도 함께 내놓았다.
교육부가 꼽은 킬러문항은 무엇인지, 왜 킬러문항으로 선정됐는지 살펴봤다.
◇국어
<지문>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양은 하루 동안의 총 열량 소모량인 대사량으로 구한다. 그중 기초 대사량은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로, 쾌적한 온도에서 편히 쉬는 동물이 공복 상태에서 생성하는 열량으로 정의된다. 이때 체내에서 생성한 열량은 일정한 체온에서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과 같다. 기초 대사량은 개체에 따라 대사량의 60~75%를 차지하고, 근육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
기초 대사량은 직접법 또는 간접법으로 구한다. ㉠직접법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공기의 출입량을 알고 있는 호흡실에서 동물이 발산하는 열량을 열량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간접법은 호흡 측정 장치를 이용해 동물의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체내에서 생성된 열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19세기의 초기 연구는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이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보았다. 즉 그 둘이 항상 일정한 비(比)를 갖는다는 것이다. 체표 면적은 (체중)0.67에 비례하므로, 기초 대사량은 체중이 아닌 (체중)0.67에 비례한다고 하였다. 어떤 변수의 증가율은 증가 후 값을 증가 전 값으로 나눈 값이므로, 체중이 W에서 2W로 커지면 체중의 증가율은 (2W)/(W)=2이다. 이 경우에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은 (2W)0.67/(W)0.67=20.67, 즉 약 1.6이 된다.
1930년대에 클라이버는 생쥐부터 코끼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동물의 기초 대사량 측정 결과를 분석했다. 그래프의 가로축 변수로 동물의 체중을, 세로축 변수로 기초 대사량을 두고, 각 동물별 체중과 기초 대사량의 순서쌍을 점으로 나타냈다.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증가율이 서로 다를 경우, 그 둘의 증가율이 같을 때와 달리,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이 점들은 직선이 아닌 어떤 곡선의 주변에 분포한다. 그런데 순서쌍의 값에 상용로그를 취해 새로운 순서쌍을 만들어서 이를 <그림>과 같이 그래프에 표시하면, 어떤 직선의 주변에 점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그 직선의 기울기를 이용해 두 변수의 증가율을 비교할 수 있다. <그림>에서 X와 Y는 각각 체중과 기초 대사량에 상용로그를 취한 값이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한 그래프를 ‘L-그래프’라 하자.
체중의 증가율에 비해,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보다 작으며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을수록 기울기도 작아진다. 만약 체중의 증가율과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같다면 L-그래프에서 직선의 기울기는 1이 된다.
이렇듯 L-그래프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할 때, 생물의 어떤 형질이 체중 또는 몸 크기와 직선의 관계를 보이며 함께 증가하는 경우 그 형질은 ‘상대 성장’을 한다고 한다. 동일 종에서의 심장, 두뇌와 같은 신체 기관의 크기도 상대 성장을 따른다.
한편, 그래프에서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관계를 대변하는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와 절편은 최소 제곱법으로 구할 수 있다. 우선, 그래프에 두 변수의 순서쌍을 나타낸 점들 사이를 지나는 임의의 직선을 그린다. 각 점에서 가로축에 수직 방향으로 직선까지의 거리인 편차의 절댓값을 구하고 이들을 각각 제곱하여 모두 합한 것이 ‘편차 제곱 합’이며, 편차 제곱 합이 가장 작은 직선을 구하는 것이 최소 제곱법이다.
클라이버는 이런 방법에 근거하여 L-그래프에 나타난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로 0.75를 얻었고, 이에 따라 동물의 (체중)0.75에 기초 대사량이 비례한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을 ‘클라이버의 법칙’이라 하며, (체중)0.75을 대사 체중이라 부른다. 대사 체중은 치료제 허용량의 결정에도 이용되는데, 이때 그 양은 대사 체중에 비례하여 정한다. 이는 치료제 허용량이 체내 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 15.윗글을 읽고 추론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일반적인 경우 기초 대사량은 하루에 소모되는 총 열량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겠군.
②클라이버의 결론에 따르면, 기초 대사량이 동물의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볼 수 없겠군.
③19세기의 초기 연구자들은 체중의 증가율보다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이 작다고 생각했겠군.
④코끼리에게 적용하는 치료제 허용량을 기준으로, 체중에 비례하여 생쥐에게 적용할 허용량을 정한 후 먹이면 과다 복용이 될 수 있겠군.
⑤클라이버의 법칙에 따르면, 동물의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함께 늘어나는 에너지의 필요량이 이전 초기 연구에서 생각했던 양보다 많겠군.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과학 및 수학 분야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 어려운 지문을 제시하여 국어 독해력보다는 ‘기초대사량, 상용로그, 비례를 나타내는 그래프, 최소 제곱법, 대사 체중, 클라이버의 법칙’ 등에 대한 배경지식의 차이와 수학적 이해 능력이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문단의 내용이 분절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각 문단의 내용을 연결해서 이해해야만 하는 과도한 추론이 요구되며, 내용 이해 및 문제 풀이를 위해 짧은 시간 내에 지속적으로 지문을 다시 읽으며 문단 간 내용을 연결하여 이해하는 수준의 높은 독해력이 요구됨.
◇수학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다항함수의 도함수, 함수의 극대·극소, 함수의 그래프 등 3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되어 문제해결 과정이 복잡하고 상당히 고차원적인 접근방식을 요구하며, 일반적인 공교육 학습만으로 이러한 풀이 방법을 생각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
◇영어
34. 다음 빈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We understand that the segregation of our consciousness into present, past, and future is both a fiction and an oddly self-referential framework; your present was part of your mother’s future, and your children’s past will be in part your present. Nothing is generally wrong with structuring our consciousness of time in this conventional manner, and it often works well enough. In the case of climate change, however, the sharp division of time into past, present, and future has been desperately misleading and has, most importantly, hidden from view the extent of the responsibility of those of us alive now. The narrowing of our consciousness of time smooths the way to divorcing ourselves from responsibility for developments in the past and the future with which our lives are in fact deeply intertwined. In the climate case, it is not that (
). It is that the realities are obscured from view by the partitioning of time, and so questions of responsibility toward the past and future do not arise naturally.[3점]
*segregation: 분리**intertwine: 뒤얽히게 하다 ***obscure: 흐릿하게 하다
①all our efforts prove to be effective and are thus encouraged
②sufficient scientific evidence has been provided to us
③future concerns are more urgent than present needs
④our ancestors maintained a different frame of time
⑤we face the facts but then deny our responsibility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선정한 이유
→ ‘시간 흐름에 대한 이해’라는 추상적인 개념과 ‘기후 변화’라는 일반적 소재를 동시에 활용하여 학생들이 구문을 해석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음.
→ 지문이 전반적으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어려운 어휘 및 복잡한 문장구조가 사용된 긴 문장으로 구성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