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아날까" 소비심리 13개월 만에 '낙관적'… 교역조건 개선 기대감도 [종합]

입력 2023-06-28 13:19수정 2023-06-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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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심리지수 4개월 연속 상승… 13개월 만에 '비관적 → 낙관적'
지난달 교역조건 26개월 연속 악화… 이번 달 개선 기대감도

국민들의 경제 전반에 대한 인식이 13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대면 활동이 늘고 물가 상승세도 다소 꺾인 영향이다.

반면 우리나라 교역조건은 지난달 반도체 수출 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26개월째 악화했다. 다만 반도체 가격 내림세 둔화 등으로 이번 달 개선 기대감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 상황에 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 대비 2.7포인트(p) 상승했다. 4개월 연속 상승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달 CCSI는 작년 5월(102.9)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상회하며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5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69·5p), 향후경기전망(78·4p)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소비지출전망(113)도 2p 높아졌다. 생활형편전망(93), 가계수입전망(98), 현재생활형편(89)은 모두 1p씩 올랐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경기 부진 완화 기대와 대면 활동 확대에 따른 소비 회복 흐름, 물가상승세 둔화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도 8p 상승했다. 작년 7월 82에서 11월 61로 바닥을 찍은 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황 팀장은 "전국 주택가격 하락 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16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석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번달 3.5%로 전월 대비 같았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4.6%로 지난달보다 0.1%p 내렸다.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교역 조건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우리 경제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물량은 늘어났지만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수출 금액이 8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에 교역조건 역시 26개월 연속 악화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23년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올해 5월 수출금액지수는 125.7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5% 하락했다.

품목별로 보면, 운송장비(33.6%), 전기장비(2.0%) 등이 증가했으나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0.1%), 석탄 및 석유제품(-33.1%) 등이 감소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운송장비(30.6%), 제1차 금속제품(3.7%) 등이 증가했으나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7.3%), 화학제품(-4.0%) 등이 감소해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의 경우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1% 증가했지만, 수출금액지수는 35.7%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6% 내린 150.63을 기록하며 3개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기장비(14.0%), 운송장비(6.4%)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13.1%),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6.6%)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수입물량지수는 전기장비(13.3%), 운송장비(11.7%) 등이 증가했으나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0.0%), 제1차 금속제품(-17.1%) 등이 감소해 전년 동월 대비 3.0% 하락했다.

수출가격(-14.4%)이 수입가격(-11.9%)보다 더 크게 내리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2.8% 하락한 83.29를 기록하며 26개월 연속 악화했다. 2017년 12월~2020년 3월(28개월) 이후 최장기간 연속 악화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상품 한 단위 가격 간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3.0%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0.1%)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2.8%)가 모두 하락한 영향이다. 16개월 연속 내림세다. 소득교역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의미한다.

다만 이번 달 개선 기대감이 나오는 점은 긍정적이다. 서정석 팀장은 "5월 교역조건은 악화했지만, 국제유가 기저효과 확대와 반도체 가격 내림세 둔화 등으로 6월 교역조건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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