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자격 요건 확대…ICT 경험 없는 낙하산 우려
올해 초부터 CEO 공백 사태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KT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한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표이사 자격요건 정관을 변경하고 사외이사 선임을 확정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정관 개정을 통해 ICT 분야에 경험이 적은 낙하산 인사를 대표 자리에 앉히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KT에 따르면 오는 30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주총을 연다. 이날 안건으로는 사내이사 축소, 대표이사 자격 요건 확대, 사외이사 7인 선임 등을 다룬다.
KT의 사외이사 후보(가나다순)는 곽우영(前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現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現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前 환경부 차관), 이승훈(現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現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現 한림대 총장) 등이다.
이 중 곽우영·이승훈·조승아 후보자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로 이사회의 투명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을 포함한 사외이사 7인이 선임되면 기존 임기가 만료된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 3인의 직무 수행도 종료된다. 사외이사 7인에 대한 선임은 큰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대표이사 자격요건 변경 건이다.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대표이사 후보자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한다. KT 측은 디지털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며 산업 간 융합을 이끌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산업 전문성의 경우 정보통신 전문지식보다 광범위해 비전문가의 낙하산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소액주주 모임인 KT주주모임 카페에서도 해당 정관 변경에 반대하고 있어 현장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KT가 디지코 전환을 사업 전략으로 삼고있는데다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인물이 선임될 경우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총이 끝난 이후에는 KT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외이사진이 확정되면 곧바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착수해 반년 가량 지속됐던 CEO 공백 사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KT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들 내달 확정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새 이사회가 구성되는 대표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추진해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