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심으로 뭉치는 충전 동맹…고민 커지는 현대차

입력 2023-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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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기술자협회, 테슬라 규격 표준화 절차 시작
포드, GM, 리비안, 볼보 동참…NACS 중요성 늘어나
다른 충전 규격 채택한 현대차의 고민 커지는 상황
장재훈 사장 “현대차는 슈퍼차저가 더 느려…협의 필요”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질의응답 현장. 왼쪽부터 윤태식 현대차 IR팀장, 구자용 IR담당 전무,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장재훈 CEO 사장, 김흥수 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 장재훈 사장이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최근 미국에서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충전 동맹’이 확산하는 가운데 테슬라와 다른 충전 규격을 사용하는 현대자동차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기술자협회(SAE)는 테슬라의 충전 규격을 미국 표준으로 하는 신속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SAE는 자동차 업계 표준 규격을 검토하는 단체다.

테슬라는 자사의 충전 기술을 ‘북미 충전 표준(NACS, North America Charging Standard)’이라고 부르지만 SAE는 이를 아직 표준으로 승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SAE는 이 발표 이후 6개월 이내에 테슬라 충전 커넥터의 산업 표준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만 북미 표준을 표방하던 NACS가 본격적으로 표준으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NACS를 채택한 기업들이 늘어나며 테슬라 중심의 ‘충전 동맹’은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포드, 이달 초 제너럴모터스(GM)이 테슬라 충전 규격을 채택하며 충전 동맹은 세를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NACS를 채택했고 볼보자동차는 2025년부터 자사 차량에 NACS 충전 커넥터를 장착한다고 발표했다. 볼보를 시작으로 미국 완성차 브랜드를 넘어 다양한 브랜드가 NACS 체제로 넘어갈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이처럼 전기차 산업에서 NACS의 중요도가 높아지자 통합충전시스템(CCS)을 채택하고 있는 현대차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유 스트레스가 크지 않은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충전이 전기차 이용 경험의 핵심 요소인 만큼 충전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 시장에서 NACS를 채택한 기업이 늘어나며 현대차 역시 NACS 채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차는 충전 규격을 바꾸는 결정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현대차는 최근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충전 동맹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궁극적으로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테슬라의) 슈퍼 차저를 쓰는 게 어떤 더 좋은 밸류(가치)를 제공하느냐가 전제 돼야 한다”며 “저희(현대차)는 800V(볼트) 초고속 충전 설계가 돼 있는데, 500V를 채택한 테슬라 슈퍼차저를 활용하면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늦어진다. 조금 더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GSO(Global Strategy Office) 담당 부사장 역시 “전기차는 단순히 상품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은 유효하지 않지만 앞으로 많은 사업 요소, 서비스 요소가 탑재되는 하나의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 종속 가능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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