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83년 만에 폐원이 결정된 서울백병원 부지를 종합의료시설로만 쓸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서울 중구는 4일 서울백병원 부지(중구 저동2가 85)에 대한 종합의료시설로서의 도시계획시설 결정안을 입안해 11월까지 서울시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구는 최근 '서울백병원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결정 입안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해당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인제학원 이사회는 지난달 20일 장기간 적자가 지속하자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전날(3일) 병원 설립자 백인제 선생의 후손인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는 명동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K메디컬 산업 허브로 만드는 구상을 제안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선 8기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울백병원 부지의 토지 이용을 종합의료시설로 결정한 후에 감염병 관리시설 필수의료시설로 지정하면 용적률 완화가 가능해서 경영상 투자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 할 수 있다”며 “중구청과 잘 협의해 백병원이 서울시가 필요로 하는 의료기능을 할 방법을 모색해가겠다”라고 밝혔다.
구는 우선 기초현황 조사, 주변 영향 검토 등을 위해 도시계획시설 결정 용역을 진행한다. 동시에 서울시·백병원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도시계획 측면의 지원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아울러 주민과 도심 생활권자들의 의견수렴 등 대외 공론화로 도심 내 종합의료기능 유지 필요성의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해 나갈 예정이다.
구는 연내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목표로 주민 열람공고, 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 조속히 입안 절차를 거친 후 11월 중 시에 결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는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절차지만 구는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서울백병원이 비록 폐원 결정됐지만, 곧바로 진료가 중단되지는 않는 만큼 조속한 도시 계획적 기틀 마련과 더불어 타 의료기관과의 밀도 있는 협조로 의료공백 및 주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