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TF 꾸려 대응
시 아동담당관 내 TF 꾸려 전수조사 등 대응
정부가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을 계기로 출생 미신고 아동과 관련한 전수조사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도 출생 미신고 아동 관련 태스크포스(TF) 꾸려 대응에 나서고 있다. 출생 미신고 아동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전날 오후 2시 기준 전국적으로 출생 미신고 아동과 관련해 420건의 사건을 접수해 400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접수된 출생 미신고 아동 가운데 15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에서는 전날 서울경찰청이 지난달 30일부터 전날 오후 1시까지 서울시와 각 구청으로부터 협조 요청 및 수사 의뢰 등을 통보받은 사건은 총 38건에 이른다. 38건 중 24건은 입건 전 조사 중이고 14건은 기본적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
특히 영아 유기가 전체의 71%인 2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 가운데 24건은 신생아를 베이비박스에 유기하는 과정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체·정서적 학대 또는 방임 3건, 입양특례법 위반이 의심되는 사건이 2건으로 확인됐다.
현재 서울시는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관련 TF를 꾸려 대응에 나서고 있다. TF는 보건복지부의 방침에 따라 출생미신고 아동에 대한 신속한 전수조사를 하고, 업무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 여성가족정책실 내 아동담당관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응은 통일됐다”라며 “전수조사 결과 이후에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는 (TF를 통해) 조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은 2015년생~2022년생 기준 전국 223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서울 내 출생 미신고 아동은 470명으로 전국 17개 시·도지사 중 경기도(641명)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는 아동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응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현재 시는 시 직영 아동학대예방센터를 운영하고, 올해부터 4년간 4146억 원을 투입해 ‘서울 어린이 행복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등 아동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출생통보제 법률 개정 이후 위기를 겪고 있는 임산부를 지원하거나, 위기 아동의 관리에 대한 개선 등에 관한 대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6일 출생 미신고 아동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위기 임산부 통합지원사업, 위기 아동의 관리에 대한 개선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향후 출생통보제 법률 개정으로 익명 출산을 원하는 산모들이 병원에 가지 않은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위기 임산부 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됐다.
또 출생 미신고 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 시내 여러 유관기관들의 연계를 통해 복지 제도 안내를 강화하는 방안도 요청됐다.
시의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서울시는 저출산 대책 마련뿐만 아니라 위기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학대를 예방하는데 미흡한 점이 없도록 더욱 분발해주시길 바란다”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추가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집행기관과 여러 현장의 기관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