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드보이’에서 주인공 오대수의 학창 시절을 연기했던 배우 오태경이 5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좋.댓.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유튜버 역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좋아요, 댓글, 구독 설정’의 약자를 제목으로 쓴 신작 ‘좋.댓.구’는 한때 아역배우로 얼굴을 알렸지만 지금은 잊힌 배우 오태경(오태경)이 구독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노예 유튜버 역을 자처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광화문 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는 한 남자의 사연을 알아내 달라는 구독자 요청을 들어주기로 한 오태경은 끈질기게 현장을 찾으며 크게 유명해지지만, 피켓남의 극적인 사연을 지어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커진다.
자신의 실명과 연기 경력 등을 그대로 활용한 주인공 역을 연기한 오태경은 “내가 나를 연기할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웃으면서 “부담스럽긴 했지만 재밌을 것 같았다. 평생 두 번 있을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혼자 방송하는 유튜버 역을 맡은 만큼 절대다수의 분량을 ‘혼자 떠드는’ 신으로 채우느라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오태경은 "혼자 라이브 방송을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아무것도 없이 대사만 계속하려니 회차가 지날수록 힘들고 부담스럽더라”고 돌이켰다.
주연배우의 분투에 힘입어 ‘좋.댓.구’는 주도적으로 가짜정보를 생성하는 유튜버, 비난과 옹호가 정신없이 터져 나오는 실시간 댓글, 무분별한 슈퍼챗(후원) 등 유튜브 생태계의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하는 데 성공한다.
모든 전개가 스크린 속에서 이루어지는 할리우드 영화 ‘서치’와 같은 형태로 촬영, 편집하면서 궁금증을 유발하고 반전을 선사하는 등 장르적인 개성도 잘 살린 편이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박상민 감독은 “처음부터 가짜뉴스를 주제로 만든 영화는 아니다”라면서도 “한 배우가 만들어 낸 ‘주작’의 세계가 사실은 그의 연기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접점을 찾아 연출하다 보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에는 ‘올드보이’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배우 문소리, 조정석, 장윤주, 트로트가수 박현빈, 유튜버 ‘와썹맨’ 박준형 등이 얼굴을 짧고 굵게 얼굴을 내어 보인다.
박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정말 많은 후보를 섭외했고 거절도 많이 당했다”고 어려움을 전하면서도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이기도 하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광고가 나오는데 그때 배우를 카메오로 등장시켜 관객에게 재미를 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좋.댓.구’, 12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8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