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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 상장 비리건 수사했던
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가 맡아
투자자들 회생절차도 함께 진행
하루ㆍ델리오는 피해규모 숨긴 채
"정상화 노력할 것" 답변 되풀이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대표에 대한 형사 고소를 서울 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가 직접 수사를 개시하고, 회생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등 코인 예치 ‘먹튀 사태’ 법정 대응을 본격화했다. 피해자 측은 관련 피해 규모가 최대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결국 법적 절차에 따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6일 본지 취재 결과,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대표에 대한 형사 고소 및 회생 절차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양사 대표에 대한 형사 고소 건은 서울 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가 직접 수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조사1부는 최근 코인원 상장 비리 사건 및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의 허위 공시 의혹 등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수사한 바 있다.
앞서 피해자들은 지난달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와 정상호 델리오 대표 등을 형사 고소했다. 피해자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LKB 측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최근에는 검찰이 중대한 사안만 직접 수사한다”면서 “금조부가 직접 사건을 들여다보는 것은 검찰 역시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LKB 측은 하루와 델리오에 각각 약 1000억 원과 1500억 원, 최대 3000억 원에 가까운 예치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KB에 따르면 델리오 예치금은 확보한 델리오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파악했다. 다만, 하루 예치금의 경우 델리오 예치금 규모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추정치로, 아직까지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
검찰 조사와 함께 회생 절차 역시 진행 중이다. 델리오의 경우 지난달 29일 법원이 보전처분 결정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하면서 관련 자산이 동결된 바 있다. 법원은 당초 13일에 정상호 델리오 대표를 불러 대표자 심문을 진행한 뒤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기일은 20일로 일주일 연기됐다. 개시가 결정되면 이후 관련 조사와 회생 계획안 제출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반면 하루의 회생 절차는 다소 지체되고 있다. 국내에 명확한 법인이 존재하는 델리오와 달리 싱가포르와 버진아일랜드 법인을 포함해 국내 블록크래프터스와 하루인베스트코리아 등이 얽혀 있어, 아직 보전처분도 결정되지 못했다. 법원이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5일 이형수 하루 대표를 불러 대표자 심문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 대표가 출석하지 않으면서 심문기일이 18일 오전 11시로 연기되기도 했다.
양사 대표 모두 회생 절차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우 형사 고소 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피해자 법률 대리인의 입장이다. 형사와 회생 절차 양쪽으로 대표들을 압박해, 최대한 협조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사안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는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양사는 모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루인베스트는 이 대표가 법원에 출석하지 않은 5일 저녁, 공식 블로그를 통해 “B&S홀딩스의 기만행위에 대해 진상조사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공지를 게시했다. 다음날인 6일에도 이형수 대표 명의의 공지사항이 올라왔지만, 앞선 공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원론적 입장이 담겼을 뿐, 구체적인 피해 규모 등에 대한 정보는 빠졌다. 정상호 델리오 대표 역시 지난달 30일 대표자 회의에서 국내외 기업과 인수 관련 논의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대표는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피해 내역 공개 역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가 자발적으로 피해액 및 남아 있는 자금과 관련된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결국 법적 절차에 따라 밝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검찰의 직접 수사와 함께 회생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코인 예치 ‘먹튀 사태’의 전말이 차츰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