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 처한 조선업계가 장기 근속이 가능한 숙련기능인력 비자 발급 절차의 간소화를 요구하고 있다.
6일 조선업계는 숙련공 채용이 절실한 가운데 체류기간을 제한한 E9비자에서 장기체류가 가능한 숙련기능인력 비자로 전환하는 까다로운 절차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비전문인력(E-9)으로 입국한 후 현장에서 성실히 근무하며 숙련된 기술을 익힌 외국인 근로자들이 숙련기능인력(E-7-4) 비자 쿼터 부족으로 무조건 출국할 수밖에 없어 현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제는 장기 취업이 가능한 E-7-4 비자로 전환 절차도 쉬워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E-9 외국인 근로자가 E-7-4 비자로 전환하려면 연간 소득 등을 고려한 ‘산업기여가치’와 자격증 소지 여부 및 기량 검증 등을 따지는 ‘미래기여가치’ 분야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 정기적금을 2년 이상 드는 등 조건도 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한국어 능력이 좋을수록 가점이 높다. 이는 숙련공을 대상으로 한 비자 전환이란 점에서 타당성이 낮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 핵심 산업에 배치되는 만큼 비자 전환에 있어서도 숙련도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최저선을 인하해달라는 기업의 요구도 만만찮다. 경총은 지난달 28일 E-7-4 비자로 들어오는 조선소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기준을 낮춰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경총은 “선박은 수주했으나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배 만드는 기간이 지연되고 있는 조선업은 특정활동 외국인력의 고용 한도를 대폭 상향하고, 국민총소득 기준이 적용되는 특정활동 외국인력의 임금 관련 규제도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다. 현재 사용자는 E-7-4 조선소 노동자에게 국내총소득(GNI)의 80%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경영계 요구를 수용해 올해 1월부터 중소, 벤처, 비수도권 중견기업만 ‘GNI 70% 이상’으로 규제를 완화했다. 경총 건의는 이를 더 완화해달라는 취지다.
경총 관계자는 “GNI 70 %면 월 240만 원 정도 된다. 최저임금이 201만 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40만 원 정도 된다”며 “이는 초과 근무나 성과급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 임금 총액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7-4비자로 들어오는 근로자가 숙련도를 가졌다고 하나 그 숙련도가 100%에 도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최소 6개월 정도 과정이 있어야 기업이 원하는 수준까지 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기업의 비용 부담이 너무 큰 것”이라며 임금 기준을 낮출 것을 강조했다.
주요 조선업체 관계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외국인 인력에 대해 임금 기준을 이참에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조속히 완화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