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 규제에 차량회선 제외…30%→50% 확대
“시장 축소 우려…자회사에 우려되는 불공정경쟁행위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정부가 통신 3사 중심의 과점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신규 통신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도록 진입 문턱을 낮추고 통신 3사와 경쟁할 수 있는 알뜰폰 사업자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의 핵심은 진입 가능성이 낮은 제4이동통신사 육성보다는 알뜰폰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외치는 동시에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통신 3사 자회사의 점유율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모순된 정책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을 발표하며 “통신 3사 자회사에 점유율 규제를 개선하고 중소 알뜰폰사를 지원해 알뜰폰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행 이통 3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 점유율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중소 알뜰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완성차 회선을 제외한 시장을 기준으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의 점유율이 완성차 회선을 포함해 3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준이 변경될 경우 5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 정책실장은 “현재 이통 3사 자회사의 점유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MNO(이동통신사)의 시장지배력이 MVNO(알뜰폰) 시장까지 이전되는 것을 조금 제한해서 오히려 능력 있는 알뜰폰 사업자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알뜰폰 업계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규제 상한선에 걸리지 않지만 향후 이 기준이 발목을 잡아 추진 중인 영업을 중단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업을 철수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점유율 규제로 인한 알뜰폰 시장 축소 가능성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며 “알뜰폰 육성으로 가닥을 잡았다면 점유율 규제보다는 자회사에 우려되는 불공정경쟁행위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들되 자회사만의 역할과 기능으로 시장을 키우도록 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통신업계에서도 경쟁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이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안이라 아쉽다는 지적과 동시에 통신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진흥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장관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민간과 협의를 통해 최대한 국민에게 편익이 갈 수 있도록 세금제도나 규제를 지원하면서 경쟁적인 시장구조를 만드는 것이지 민간이 어려움을 겪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