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스웨덴 아직 진전 없어”
바이든, 우크라 나토 가입 추진에는 “준비 안 돼” 일축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스웨덴과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두고 분열하고 있다.
나토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스웨덴 가입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튀르키예가 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 소각 시위가 열리는 등 돌발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고 9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스웨덴 가입을 놓고 튀르키예 설득에 나섰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으로 향하는 길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가능한 한 빨리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나토 가입은 31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스웨덴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바이든과의 통화에서 “나토 가입 신청을 지지할 만큼 스웨덴으로부터 충분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이 최근 도입한 반(反)테러법을 언급하면서 “스웨덴이 옳은 조처를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쿠르드노동자당(PKK) 지지자들이 스웨덴에서 계속해서 시위를 벌임으로써 이 같은 조처가 도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F-16 전투기 구매에 대한 튀르키예의 요구를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연결 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못 박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PKK를 자국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스웨덴과 튀르키예 중재에 나섰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6일 “나토 정상회의 하루 전인 10일 빌뉴스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스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회담을 소집했다”고 전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국가를 찾아다니며 나토 가입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고 있지만, 미국과 독일은 나토를 전쟁에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녹화 방송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아직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나토에 합류하는 것을 고려하기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동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보안과 무기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전쟁이 한창인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대한 만장일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연방하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나토 가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나토 정상회의에서 최우선 과제인 우크라이나의 전투력 강화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전쟁이 끝나면 유럽연합(EU)과 나토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