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vs하이트진로vs아사히주류...판매량 20~30% 뛰는 '황금기' 쟁탈
맥주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을 맞아 주류 업계가 생맥주를 이용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오비맥주의 ‘더블 스무스 드래프트’와 하이트진로의 ‘켈리 생맥주’가 최전선에 서 있고 아사히의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등이 참전한 양상이다.
1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달 한맥 생맥주 ‘더블 스무스 드래프트’를 선보이고 기존 ‘카스’와의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하이트진로 역시 올해 5월 부산 센텀 맥주 축제에서 처음 켈리 생맥주를 선보이고, 지난달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켈리 생맥주 역시 기존 ‘테라’ 생맥주와 손잡고 주류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들여오며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에 마련된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팝업스토어에는 오픈 전부터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다.
주류 업체들이 잇따라 생맥주를 내놓는 것은 여름에 맥주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고객의 눈길을 끌고 시장 선두를 잡기 위해서다.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맥주 소비가 늘어난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맥주는 6~8월 여름철에 평소 대비 20~30%가량 더 판매됐다. 생맥주의 경우 시원함을 극대화해 여름에 더 사랑받는다. 생맥주를 등에 업고 맥주 수요 자체가 늘어나는 만큼 주류 업체들에게는 여름이 중요하다.
생맥주와 일반 맥주의 원물 자체가 다른 것은 없다. 다만 생맥주는 전용 통인 ‘케그’에 담아 운반해 보관 상태가 더 좋고, 가게에서 탄산 주입을 직접 해 유통기한이 짧아서 마시는 고객 입장에서는 신선함을 더 느낄 수 있다.
이번 여름은 주류 업계에 특히 중요하다. 하이트진로에게는 업계 1위를 되찾을 기회가 될 수 있고 오비맥주는 무섭게 치고 나오는 하이트진로를 막고 10년 넘게 지켜온 1위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4월 켈리를 출시하고 창립 100주년인 내년에 업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2011년 취임한 뒤 언론 앞에 선 적 없던 김인규 대표까지 12년 만에 인터뷰를 진행하며 켈리 홍보에 힘을 보탰을 정도다. 공격적 마케팅에 힘입어 켈리는 출시 후 99일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반면, 켈리의 대항마로 여겨지는 오비맥주 ‘한맥’의 흥행은 신통하지 않다. 한맥은 2021년 출시됐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추격을 허용한 데는 한맥의 부진이 한몫했다고 보고 있다.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한맥을 시장에 안착시켜 업계 1위를 공고히 해야 하고,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흥행을 이어가 1위를 되찾아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두 회사의 다툼 가운데서 아사히 역시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2019년 불매운동으로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은 만큼 최근 살아난 일본 맥주 수요가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이들 업체는 올해 여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켈리가 4월에 출시된 이후 인지도 확대가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며 “최대한 많은 소비자가 즐길 수 있도록 접점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관계자 역시 “한맥은 카스 이후 ‘두 번째 브랜드’로 생각될 만큼 회사에서 중요한 위치”라며 “한맥이 코로나19 유행 도중에 출시돼 마케팅이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 엔데믹이 된 만큼 올해 여름에는 팝업스토어‧페스티벌처럼 고객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