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리플 증권 아니야”…국내 가상자산 시장 미치는 영향은

입력 2023-07-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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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지방법원, 리플랩스-SEC 소송 리플에 일부 승소 판결
국내와 미국 상이한 증권성 판단 범위에도 “판례 참고할 것”
SEC 추가 제소 부담감에 알트코인도 증권성 리스크 해소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뉴시스)

리플이 투자 계약 증권이 아니라는 미국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국내 가상자산 증권성 가이드라인 확립과 알트코인 리스크 해소에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크립토 윈터로 얼어붙었던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 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더블록을 포함한 외신에 따르면 뉴욕지방법원은 리플 판매는 투자 계약 및 증권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리플랩스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부분 승소했다. 미 법원은 기관투자자들에게 리플을 판매한 것은 증권으로 간주된다고 판단했다. 거래소에서 판매한 리플은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이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TO 가이드라인 나올 때 증권성 판단 기준에 대한 윤곽은 나왔지만, 명확한 기준은 모호한 상태”였다며 “리플 승소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는 코인의 증권성 판단 기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에서도 분명히 이번 리플 판례를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증권성 기준은 국내 시장의 지대한 논쟁 거리 중 하나였다. 검찰은 테라, 루나를 비롯해 위믹스 등 주요 가상자산에 자본시장법이 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4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며, 루나 코인 발행ㆍ판매(ICO)로 약 550억 원 상당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국내에서 증권성을 다루는 범위는 미국보다 협소하다. 미국은 수익의 기대만으로 투자계약증권 개념이 형성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권리성까지 요구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리플 판결은 국내에서 바라보는 증권성 범위가 가깝게 나온 것 같다”라며 “영역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 판결이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내 법률상 이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가상자산이 증권성 판단 범위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도 SEC 기조와는 다른 입장을 견지해 왔다. 국내 원화 거래소는 SEC가 증권성이 있다고 지목한 가상자산에 대해 유의 종목 지정, 상장 폐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법원 판단으로 SEC의 알트코인 추가 제소가 어려워져 국내에서 거래되는 알트코인들의 잠재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말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SEC가 가상자산 증권성 판단과 관련한 재판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이 가진 증권성과 관련한 실질적인 증거가 있어야 이번 법원 판단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SEC가 다른 알트코인에 대해 제소를 하기 조심스러워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EC가 특정 가상자산을 두고 증권성 있다고 주장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입장에서는 SEC가 특정 가상자산을 미등록증권으로 판단할 경우 발생하는 급격한 시세 변동이 유일 리스크다. 이번 판결로 SEC가 알트코인 추가 제소가 어려워지면서 해당 위험도 줄어든 셈이다.

정석문 센터장은 “SEC가 코인베이스 등 거래소를 상대로 일으킨 소송에 대해 합의로 끝내려 할 것 같다”라며 “미국 의회는 이를 계기로 지금 계류 중인 입법 과정에 박차를 가할 것 같다”라며 향후 미국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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