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라이프ㆍ동아플레이팅 혁신 기업 탈바꿈
삼성전자, 2015년부터 3000개 넘는 업체에 지원
삼성전자는 2015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동행 철학에 따라 삼성의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해 국내 중소ㆍ중견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가 '스마트공장 보급ㆍ확산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이 필요한 모든 중소ㆍ중견기업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ESG&스마트공장지원센터'라는 전담 조직을 운영이다. ESG&스마트공장지원센터에는 △제조 현장 혁신 △공장 운영 시스템 구축 △제조 자동화 등 분야에서 총 200여 명의 사내 전문가를 선발, 기업별 상황에 맞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성 향상과 현장 혁신 지원뿐만 아니라 △국내외 판로개척 △전문 인력 양성 교육 △애로기술 해결 지원 등을 통해 자생력 확보를 돕고 있다. 지원이 완료된 후에도 '스마트365센터'를 통한 사후관리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2800여 개사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원을 시작한 업체를 포함하면 3000개 사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 물품 부족 현상이 빚어졌을 때 마스크, PCR 진단키트, LDS 주사기, 자가진단키트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해 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대ㆍ중소 상생형(삼성)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의 정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 도입 기업은 미도입 기업 대비 △매출액 23.7% △고용 26.0% △연구개발(R&D)투자 36.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생산량이 증가했으며 △공정 시간 감소 △납기 단축과 같은 공정 개선으로 생산성 증가 △현장 환경 개선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 결정 △새로운 생산ㆍ물류 방식 도입을 통한 시스템 개선 등 혁신 활동에서도 더 높은 성과를 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정책은 기업의 경영 성과 증대뿐 아니라 제조 공정 및 생산 현장 개선 등 혁신 성과를 촉진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의 매출액은 도입 1년 후 19.1%, 도입 2년 후 23.9% 성장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향상됐다. 고용과 R&D 투자도 미도입 기업에 비해 지속적으로 더 높은 성장성을 보였다.
충남 아산에 있는 비데업체 '에이스라이프'는 3년 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해외에서 화장지 등 생필품 대량 구매 현상으로 비데 수요가 갑자기 늘어났다.
쏟아지는 주문에 비해 생산량이 미치지 못해 해외 거래처들을 잃을 상황까지 이르러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올리기 위해 배선 공정부터 테스트까지 자동화 솔루션을 제안했다. 자동화 공정 구축 이후 비데 1대 생산에 걸리는 시간이 60초에서 38초로 대폭 단축됐고, 생산량은 월 2만 대에서 월 4만2000대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단 10주 만에 일어난 변화다.
기존에는 물 분사 테스트를 직접 손으로 하면서 손에 습진을 달고 살던 직원들도 자동화 공정 도입 후 만성 습진에서 해방됐다.
에이스라이프는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 △체계적 관리 △깔끔한 공장 △효율적 동선 등을 갖춰 일본에도 비데를 수출하게 됐다. 삼성전자에서 판로 개척 지원을 받아 2022년 6월에는 아마존에도 진출했다.
에이스라이프는 2021년, 2022년에 각각 246억 원, 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5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 수도 2021년 55명에서 2022년에는 70명 이상으로 늘었다.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1997년 설립된 '동아플레이팅'은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여성 1호인 이오선 대표가 운영하며 뿌리산업이라고 불리는 도금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동아플레이팅은 사업이 점차 커지면서 회사에 시스템 구축이 절실했고, 업종 특성상 고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계에 부딪히던 2018년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알게 돼 지원을 신청했다.
삼성전자 전문가들은 일주일간 동아플레이팅 현장을 둘러본 후 100개의 개선 과제를 발굴해 대표, 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혁신해 나갔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에서 일일이 작업자들이 버튼을 눌러 원재료를 투입하던 것을 개선하기 위해 센서를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제안,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생산관리시스템(MES)도 도입해 생산계획ㆍ실적, 설비현황, 재고 등 체계적으로 현장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도금업은 화학물질 취급이 많은 현장으로, 정보도 없이 쌓여있던 화학물질을 약품 성분부터 유효기간 등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도록 바코드를 적용해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개선 활동을 통해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공장 도입 후 근무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생산성 37% 증가 △자재 투입부터 완성품이 나오는데 걸리는 제조 리드타임 120분에서 90분으로 단축 △불량률 77% 감소라는 결과를 보였다.
도금업은 이른바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으로 가장 중요한 자양분은 사람이다.
표면 처리 공정에서 염산, 질산 등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해야 된다는 인식으로 청년층이 취업을 기피해 중장년층이 상당수 일하고 있다. 이들이 떠나면 국내에서 뿌리산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동아플레이팅의 경우는 달랐다. 청년층이 찾는 제조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동아플레이팅 직원 수는 현재 35명으로 이중 20대에서 30대 직원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대표는 스마트공장 구축 성과를 바탕으로 △자동화 공정 확대 △공장 내부 환경 개선 △회사 복지 강화 △사업 비전 제시로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역 사회ㆍ대학과 협력해 지역 청년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회사 취업까지 연계하고 있으며 이들이 장기근속 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능형 공장으로 뿌리산업의 든든한 이정표를 세우고 싶다"며 "소나무의 뿌리는 수백 개의 잔가지가 단단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업계가 같이 길을 만들고 같이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