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가수 집에 찾아가고 159회 문자…스토킹한 80대 남성 실형

입력 2023-07-2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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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지역 가수로 활동하던 50대 여성에게 159회에 걸쳐 문자를 보내고 집 앞까지 찾아가는 등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8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23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형사1단독(송병훈 판사)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86)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을 40시간 이수할 것도 명령했다.

A 씨는 2018년 지역 가수로 활동하던 피해자 B(56) 씨를 알게 되면서 팬으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던 B 씨에게 자신의 요양 보호 업무를 해달라고 부탁했고, B 씨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A 씨의 요양보호사로 근무했다.

그러나 A 씨가 B 씨의 일과에 대해 수시로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등 간섭이 점차 심해지자 B 씨는 A 씨에게 "더는 연락을 하지 말아 달라"며 일을 그만뒀다.

하지만 A 씨는 B 씨에게 "방문 요양원 그만뒀다고 끝이 아니잖아. 정리해야 끝나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B 씨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는 등 3월 3일부터 6월 18일까지 총 159회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이에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3월 9일 A 씨에게 스토킹 범죄를 중단할 것과 피해자 주거 및 직장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피해자의 휴대전화 또는 이메일 등에 송신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A 씨는 법원 결정 이후에도 총 26회 B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그의 주변에 접근했다.

A 씨는 3월 23일 새벽 경북 포항 남구 B 씨 주거지 부근 약 20m 떨어진 곳에서 B 씨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가 차량을 주차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접근하기도 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고령이고,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지만 3달에 걸쳐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피해자에 대해 스토킹 범죄를 저질렀다"며 "특히 법원의 잠정조치 결정도 무시한 채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주변을 서성거렸고, 현재 아무런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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