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창업주 향해 “카카오톡으로 대화하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최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의 희망퇴직 및 구조조정으로 고용불안이 커지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의 사과와 책임경영을 촉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경영진의 방만 경영을 규탄하고 고용 안정성을 요구하기 위한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노조는 김 창업주에게 작금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책임경영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노조의 목적은 구조조정 반대가 아닌 고용 불안 해소다. 실제 카카오는 올해만 5번 근무행태를 변경하며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 공동체 다수의 법인에서 권고사직과 희망퇴직, 회사분할 등이 추진되며 고용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구조조정 반대를 전면에 내걸고 있지 않다”며 “카카오페이 블록딜 사태, 카카오모빌리티 투기자본 매각 사태 등을 통해 우리가 바란 건 변화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카카오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문제제기와 그에 대한 대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카카오의 위기가 일시적인 재무 위기로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두면 또 다시 제3의, 제4의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노조는 김 창업주가 자질이 부족한 백상엽 전 대표를 선임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구조조정을 촉발했다고 지적하며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견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백상엽 대표는 김범수 센터장의 지인으로 알려진 인물로 능력이나 상황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직원들이 인사권을 행사하거나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고 필터링만 진행되더라도 지금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경영실패로 사퇴한 백 전 대표가 고문 계약을 유지하는 것을 겨냥해 “회사에 손실을 끼치고도 계약을 체결하는 관행을 바꿔야한다”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사무실에 먹을 음료도 없다. 비용 절감 때문에 모든 것을 줄이고 있는 상황인데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전 대표가 업무를 하지도 않으면서 고문 계약료를 받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주의 영어이름)이 미안하다는 진실된 사과도 없이 결정만 내리고 숨으려 하니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크루들은 브라이언의 사과와 책임감 있는 메시지를 답장으로 받고 싶어한다. (우리는) 카카오톡으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며 답장을 촉구했다.
노조는 8,9월 예정된 단체협약에서 논의를 추진하고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결렬될 경우 추가적인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 계열사뿐만 아니라 넥슨, 웹젠, 스마일게이트, ASML 코리아, 한글과컴퓨터, 네이버 노조 지회 등이 참여해 힘을 실어줬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 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