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블링컨 장관 방중 당시 시진핑 권위 과시
바이든 발언이 찬물 끼얹어
“왕이, 계속 외교부장 맡을 수 없어
후임 다시 초점, 외교적 혼란 지속 분명”
갑작스러운 면직에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시진핑은 독재자’라는 폭탄 발언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친 전 부장은 중국 ‘전랑외교(늑대외교)’의 상징이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이다. 올해 3월에는 부총리급인 국무위원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약 7개월간의 임기를 끝으로 전날 밤 면직 처리되면서 1949년 사회주의 중국 건국 이후 최단기 외교부장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중국 당국이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았던 만큼 외교가에서는 건강 이상설, 불륜설, 부패문제, 다른 파벌과의 권력투쟁설이 거론되고 있다.
일단 닛케이는 친강을 둘러싼 여러 해석에 대해서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공산당 인사시스템에서는 승진 시 엄격한 사전 ‘신체검사’를 거쳐야 하며 부정부패와 불륜 등 심각한 사생활 문제가 있었다면 오래 전 상부에 보고돼 외교부장으로 발탁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닛케이는 봤다.
여기에 바로 찬물을 끼얹은 것이 바이든이었다. 블링컨이 방중을 마치고 중국을 떠났을 무렵인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정찰 풍선 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로 칭한 것이다. 닛케이는 “중국에서 시진핑의 절대적 권위는 미국 대통령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이 되고 있다”며 “바이든의 통제할 수 없는 발언이 나오게 된 책임을 친강이 져야 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정치국 위원인 왕이가 앞으로 4~5년간 외교부장을 계속 맡을 수는 없다”며 “다시 후임 인사가 초점이 될 것이고 중국의 외교적 혼란이 지속될 것은 분명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