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저소득층에 인기 끌어
비싸고 접근성 떨어져도 덜 소비해야
200년이 지난 현재 런던 열대병 병원의 전염병 전문의이자 아동영양학 전문가인 크리스 반 툴레켄 박사는 ‘초가공인간(Ultra-Processed People)’에서 유사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소개했다. 그는 초가공식품이 인류의 건강은 물론,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초가공식품은 여러 단계의 가공 과정을 거쳐 주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 추가하지 않는 유화제, 트랜스지방, 각종 화학 물질, 착색제, 감미료, 방부제 등이 많이 포함돼 있다. 당분과 염분 지방 함량은 높은 반면, 단백질과 섬유질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시판되는 스낵과자류, 냉동식품, 탄산음료, 라면, 햄버거와 냉동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툴레켄 박사는 초가공식품과 가공식품을 구분했다. 사람이 소비하는 거의 모든 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가공된다. 쌀은 수확 후 껍질을 벗기며, 동물은 도살된다. 그는 식품 과학자인 카를로스 몬테이로가 제안한 정의를 사용해 초가공식품을 “대부분 독점적인 산업용 재료로 일련의 산업 공정에 의해 제조되며 정교한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밀가루와 토마토소스, 치즈를 사용해 직접 만든 피자는 최소한의 가공식품을 포함하고 있지만, 냉동 피자는 티아민 질산염과 인산나트륨이 포함된 초가공식품이다.
첨가제와 방부제가 혼합된 초가공식품은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 초가공식품은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에 기여하는 수조 개의 박테리아인 장내 미생물 군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초가공식품의 기호성과 부드러운 질감은 과소비를 조장해 뇌의 포만감 신호를 무시함으로써 부분적으로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울러 이러한 초가공식품은 저렴한 생산·구매비용으로 인해 저소득층에게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다.
초가공식품이 해로운 이유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명확하진 않다. 단독이나 소량의 첨가물은 안전할 수 있지만, 다른 화학 물질과 함께 사용하거나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해로울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초가공식품은 어디에나 있지만 신선한 실제 음식에 대한 접근성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사람이 신선한 음식을 찾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쓸 순 없겠지만, 이를 덜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