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비용↑,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압박↑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를 올리면서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수 밖에 없어서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로 인식되며 채권금리에 선반영돼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이자부담도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만큼 시장에서는 이미 인상분을 반영한 상태다.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인 은행채 5년물(AAA등급) 금리는 지난 5월 중순까지 3.8%선을 유지하다 26일 기준 4.2%까지 올랐다.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름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26일 기준 연 4.35~6.06%까지 상승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지난달 15일에는 연 4.11~6.11%였던 것에서 상승분을 반영해 올라간 셈이다.
통상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흥국 채권은 약세를 보이고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오른다. 국제금리, 은행채 채권금리, 예금금리를 반영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면서 이는 시중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급격히 불어난 상황에서 변동금리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고 자칫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금융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금리 인상은 제한적일 것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앞세워 은행들에게 차주 이자부담 경감을 주문하고 있고 정책적으로도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연초부터 자체 금리 인하 조치를 적용해 금리 상단을 연 7% 아래로 유지 중이다. 최근에도 인하 사례가 이어졌다. 은행 변동금리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코픽스가 이달 17일 0.14%p 올랐지만, 농협은행은 인상분을 모두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않는 자체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