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등 자동차 7개사 ‘충전동맹’ 뭉쳤다...테슬라에 도전장

입력 2023-07-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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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사 설립, 미국서 3만개 충전시설 구축
최소 10억 달러 투자 예상
담합에 대한 당국 우려 해소 관건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테슬라 매장 앞에 설치된 충전시설에서 테슬라 전기차들이 충전되고 있다. 리틀턴(미국)/AP뉴시스
현대차와 기아가 BMW,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에서 ‘충전 동맹’을 결성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7개 주요 자동차업체는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확충을 위해 새로운 합작회사를 설립해 주요 고속도로와 도시를 따라 총 3만 개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작회사의 이름이나 회사별 투자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WSJ는 7개사가 합작사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2750억 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다른 회사들의 추가 투자와 참여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뒀다.

합작사는 2024년 여름 미국에서 첫 충전소를 개장하고, 이후에는 캐나다로 확대할 예정이다. 충전소는 모든 전기차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미국 표준인 CCS와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NACS 커넥터 모두 설치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충전 규격 모두 탑재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유소처럼 전기차 충전시설에 화장실과 음식점, 소매점 등 편의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7개사가 뭉쳤다는 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에는 집중하면서도 충전시설 확충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해왔다. 그 사이 테슬라가 전기차 생산은 물론 충전시설 네트워크 확충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게 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는 1만8000대에 가까운 슈퍼차저(고속 충전소) 네트워크도 보유하고 있다. 단일 업체가 보유한 충전시설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로 충전소 부족을 꼽는다는 점에서 충전시설 확충은 업계 전반의 과제가 됐다.

이번에 합작사에 참여한 GM과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포드, 닛산, 리비안 등 일부 업체들이 2025년부터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같이 쓰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와 스텔란티스, 혼다, BMW는 아직 테슬라 NACS 규격을 채택하지 않았다.

7개사가 합작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가격 담합이나 시장 독점에 대한 당국의 우려가 해결 숙제가 될 수 있다. 반(反)독점법 전문 변호사인 앙드레 바로우는 로이터통신에 “백악관이 (충전소 확대를) 지지해도 법무부가 독점 금지 위반과 관련해 이들의 합작사 설립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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