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마곡산업단지로 향하고 있다. 대기업부터 바이오벤처까지 다양한 기업의 본사와 연구시설이 자리 잡으면서 연구·개발(R&D) 중심의 ‘마곡 바이오클러스터’가 틀을 갖추는 중이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일대의 마곡산업단지에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 LG화학과 코오롱생명과학, 삼진제약, 한독, 신신제약 등이 자리를 잡은 이곳에는 앞으로도 관련 기업 유입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바이오 생태계가 조성될 전망이다.
백신 개발 기업 셀리드는 26일 마곡에서 신사옥과 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하는 기공식을 열었다. 연구와 사업개발, 임상개발 등 조직별 역량을 집결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 기술 기반 다양한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26년 3월 준공 목표인 이 건물은 셀리드를 포함한 3곳의 바이오기업이 나눠쓰는 형태다. 프로젠의 신사옥과 R&D센터, 제넥신 R&D센터가 들어선다. 지분은 셀리드가 22%, 프로젠이 50%, 제넥신이 50%를 각각 보유한다.
셀리드 관계자는 “서울대학교와 성남 GMP센터를 한데 모아 원활한 소통이 기대된다”라며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하는 마곡에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마곡에 대웅이노베이션큐브(DIC)를 설립해 R&D 역량을 집결한다. 대웅제약의 인력뿐만 아니 유망한 바이오스타트업을 DIC에 입주시켜 업무 공간과 공용 장비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DIC를 회사와 파트너사의 R&D 협력 거점으로 육성한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인 계획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으나 입주를 원하는 스타트업이나 바이오벤처를 선발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은 인천 송도나 충북 오송 등 기존 바이오클러스터와 달리 서울 시내에 위치하는 장점이 있다. 공항이 가까운 것은 물론 물론 서울역과도 접근성이 좋아 국내외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위치다.
이에 따라 대기업부터 마곡을 눈여겨봤다. LG화학은 2018년 1월에 입주한 마곡 바이오클러스터의 터줏대감이다. 기존 대전연구소의 생명과학 연구원들이 이동했으며, 신약연구소와 제조공정 연구소, 제품개발연구소 등을 갖췄다.
코오롱그룹의 코오롱생명과학은 2018년 4월 마곡 신사옥으로 본사와 연구소를 이전했다. 연면적 7만6349㎡(2만3095평)에 지하 4층, 연구동 지상 8층, 사무동 지상 10층 등 총 3개 동으로 구성된 그룹의 융복합 R&D 기지다.
제약사들은 연구시설을 마곡으로 옮겼다. 삼진제약은 2021년 12월 지상 8층, 지하 4층 규모의 마곡 연구센터를 열었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건축된 쾌적한 연구실과 최신식 실험기기를 갖춰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임상 및 허가 등의 최종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한독은 한독 퓨쳐 콤플렉스를 지난해 5월 준공하고, 서울 중화동과 판교에 있던 제품개발연구소와 신약개발연구소를 통합한 한독 중앙연구소를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곡이 바이오클러스터를 형성하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 활발한 교류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졌다”라면서 “지리적 장점을 살려 서울 근교의 송도나 판교 못지않은 바이오 특화 단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