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년간 재정 악화·채무 부담 증가 등 반영”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가장 안전한 최상위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대형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2011년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하고,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피치는 이날 미국의 신용 등급 하향의 이유로 향후 3년간의 미국 재정 악화 우려와 부채한도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을 들었다. 피치는 “앞으로 3년간 미국의 재정 악화, 국가 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벌이다 막판에 이르러서야 해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AA나 AAA등급을 받은 타국에 비해 지배구조가 악화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피치는 5월 미국 정치권이 부채 한도 협상을 놓고 ‘벼랑 끝 전술’과 같은 대치를 이어가자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편입했다. 부정적 관찰 대상이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를 의미한다.
피치는 당시 “미국 정치권의 당파적 행보가 부채한도를 높이거나 유예하는 해법을 방해하고 있다”며 “미국이 채무 일부를 지급하지 못할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재무부 현금이 고갈되는 X-데이 이전에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마감 시한 이전에 부채한도가 상향 및 유예되지 못할 위험도 커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