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연말 퇴직연금 쏠림을 방지하기 위한 실천방안을 금융협회 및 금융회사와 협의했다.
3일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융협회와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담당 임원 15명과 간담회를 통해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 계획, 협회의 세부 실천방안 등을 협의하며 연말 퇴직연금 쏠림이 재연되지 않도록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퇴직연금을 납입하는 기업’으로서 금융회사의 신규 부담금 분납 및 기존 적립금 분산 계획과 관련한 애로·건의사항과 ‘퇴직연금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회사’로서 다양한 만기 상품의 제공 계획 및 관련 애로·건의사항을 협의했고, 금융협회 및 금융회사의 자체 실천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기업의 퇴직연금이 관행적으로 12월에 집중 납입되면서 매년 연말에 금융회사 간 과도한 적립금 유치 경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금리상승 요인이 되기도 했다”며 “연말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금감원이 먼저 2023년 퇴직연금 부담금의 분산 납입을 실천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행하겠으니 금융회사들도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 및 기존 적립금의 만기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올해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부담금의 50%를 8월과 10월에 각각 25%씩 나누어 내고, 연말에 나머지 50%를 납부할 계획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또한, 기업의 상품선택권 확대, 적립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위해 금융회사가 올해 연말까지 다양한 만기의 상품을 개발 및 출시해 줄 것을 요청하며 금융회사의 상품 개발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는 경우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퇴직연금이 더는 연말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한 금융회사 임원은 “작년 연말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퇴직연금 머니무브 리스크가 있었으므로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는 적절하다”고 평가하며 “금융회사의 부담금 분납 시 연말뿐 아니라 월말 집중도 피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퇴직연금 분납은 시장 안정화 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다양한 상품 출시와 수요자의 상품선택권 확대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는 금융회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연내에 다양한 퇴직연금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개선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