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12월에 영업을 개시한 경의선 신촌역은 서울에 남아있는 역사 건물 가운데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다른 곳의 간이역들이 보통 쌀과 자원의 수탈을 위해 지어진 역이었다면 신촌은 신학문의 근거지이자 새로운 문화의 중심지로 출발한 역사였다.
유라시아대륙 횡단철도, 경의선의 역사로 한반도의 서북쪽, 나아가 만주까지 나가는 관문이기도 했다. 역사는 그런 도심의 모습을 닮았다. 시골 역사들이 여러 공간 분할을 갖는 것에 비해 대표적 도심역사인 신촌역은 큰 덩어리 하나로 이루어지는 큰 머리형 역사다. 대칭과 비례를 잘 살려 어디서도 눈에 잘 띄는 모습이 과연 시대와 지역을 오랫동안 상징하던 역사답다.
전형적인 식민지 근대 건축물로 1920~1930년대의 조적법, 목재 지붕틀, 창호, 굴뚝 등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등록문화재 제136호로 지정되었다. 비록 옛 신촌역의 매표소와 역무실이 민자역사의 출입구와 겹치면서 위치를 옮기게 되었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는 여전한 모습이다.
현재의 신촌역은 2006년 민자역사 준공에 이어 2009년 수도권 전철 경의선이 개통되었다. 영화관과 상업시설이 들어선 역사 앞에 옛 모습으로 복원된 옛 신촌역사가 이색적이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