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서현역 인근 AK플라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으로 인해 백화점과 복합몰 등 인파가 몰리는 유통업계에 비상등이 켰다. 역대급 폭염과 휴가 시즌으로 이번 주말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호ㆍ보안요원’을 긴급 확대하는 등 만반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특히 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등과 연결된 잠실역에서 유사 범죄를 예고한 협박 글이 올라오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 여기다 이날 오전 신세계 강남점이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소지한 남성이 긴급 체포되자, 유통업계는 보안 태세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관할하는 롯데 유통군은 이날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안전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백화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평상시보다 현장 안전요원을 늘리고 점포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안전요원들은 평상시에는 수트 차림으로 근무하되, 방검복과 삼단봉 등을 갖추고 만약의 사태에 적극 대응토록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각 점포별 관할 경찰서와 소방서와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핫라인을 유지하며 내부 비상 연락망을 가동해 고객안전에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는 긴급 상황 발생 시 신고 요령, 대피장소로 안내 등 교육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그룹도 고객과 직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매장 안전 강화 조치에 돌입했다.
우선 사업장별 주요 출입구에 보안 근무자를 배치하고 매장 순찰도 강화한다. 순찰 근무자는 방검복을 착용하고 삼단봉과 무전기도 소지한다. 또 신속한 대응을 위해 CCTV 상황실 모니터링을 강화해 거동 수상자에 대한 실시간 감시 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지역 관할 경찰과도 핫라인을 구축, 비상 연락 체계를 강화해 신속한 대응을 할 계획이다. 직원들에게는 강력 범죄 대응 매뉴얼을 공지, 본사와 사업장 간 실시간 비상 보고 체계를 강화했다.
복합몰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도 고객과 직원 안전을 위해 현장 순찰을 강화하고 평소 대비 보안 인력을 20~30% 추가 배치한다. 또 인근 경찰서 및 파출소와 연계해 순찰 공조 및 일부 점포의 경우 경찰 인력을 상주하는 등 보안 경비 강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도 고객과 직원의 안정 강화 지침을 마련했다. 각 점포별로 안전 요원에게 삼단봉 등 안전용품을 지급하고 출입구나 고객 밀집 지역 등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한다. 또 점포별로 고객들이 안전 요원임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큐리티(Security) 조끼’를 착용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이날 잠실역 일대 살인 예고 협박 글이 올라온 잠실역 인근 롯데월드타워를 운영하는 롯데물산도 대테러팀 및 보안팀에 130여 명을 동원해 내부 공용시설 뿐만 아니라 외부 순찰을 강화했다. 특히 대테러팀은 가스총과 삼단봉 등을 휴대하고 내부로 이어지는 출입문 등을 면밀히 점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롯데몰과 롯데월드타워는 잠실역과 석촌호수까지 이어지는 위치에 있어 불시에 테러와 묻지마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70~80명 정도 보안 인력이 활동했는데 이번 분당 서현역 백화점 사태를 계기로 2배 가까이 증원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K플라자 흉기 난동 사건은 백화점 실내가 아니라 서현역으로 이어지는 공용 통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몰과 백화점은 주로 지하철역과 연결돼 있어, 특히 이번 주말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까 초긴장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