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제작지원 없앤다고?” 문체부에 뿔난 애니업계

입력 2023-08-06 08:42수정 2023-08-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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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애니매이션업계가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지급돼 온 제작지원금을 전액 삭감하려는 문화체육관광부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6일 애니매이션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등 6개 애니메이션 단체는 4일 업계에 연명 참여 제안서를 돌리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는 2024년 예산에서 영화진흥위원회의 애니메이션 종합지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여 폐지시키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애니메이션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또 "8월 2일 문체부 담당 과장과의 통화에서 2차 예산 심의 과정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지원이 없어진 상태라 되돌리기는 힘들다"는 설명을 받았고, 이에 "애니메이션 협단체의 이름으로 지원사업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성명을 발표할 것임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영진위는 매년 20억~30억 원 규모로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해 왔다. 일본, 미국과 달리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 특성상 극장에서 개봉하는 성인 타깃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창작자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였다.

이 지원을 통해 제작비를 충당한 안재훈 감독의 ‘무녀도’(2021)와 홍준표 감독의 ‘태일이’(2021)는 애니메이션계의 칸영화제로 불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코로나 시국인 2020년 개봉해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가능성을 보여준 ‘기기괴괴 성형수’도 같은 제작지원을 받아 작품을 완성했다.

문체부는 6월 영진위 자체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제작지원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문체부는 "애니메이션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사업의 경우 영진위와 콘진원이 중복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행정력 낭비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양 기관에 각각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예산 삭감을 시사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최유진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사무국장은 “방송용 드라마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고 극장용 영화를 영진위에서 지원하는데 그걸 보고 ‘중복 사업’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왜 애니메이션만 ‘중복 사업’이라고 이야기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영유아 대상의 TV 시리즈가 중심이었다”면서 “청소년이나 성인, 가족 등 다양한 층을 대상으로 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 사실상 부족한 상황에서도 영진위의 제작지원사업으로 꾸준히 성장해 온 것”이라고 제작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연명서를 모아 7일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재훈, 연상호, 조경훈, 홍준표 등 장편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감독들의 성명서도 함께 모아 정식으로 항의할 계획이다.

이날 영진위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은 아직 심의 중이라 확실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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