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과 함께 식량 위기 대응 '해외진출사업'…세계 206곳에 기업 진출
'K-농업기술'이 개도국의 농업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 생산량 향상은 물론 생활 환경을 개선해 개도국의 빈곤을 해소하고, 농촌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11년부터 '국제농업협력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에서 정한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의 적격 수혜국의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까지 17개국에서 55개의 ODA 사업을 추진, 현재까지 37개 사업을 완료했다. 올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UN 산하 국제기구와 협력해 추진하는 다자성양자 ODA 사업의 위탁 시행기관으로 지정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 10개 국제기구와 함께 14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은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지정리부터 용배수로, 관개용 저수지 구축, 작물 생산 및 보급체계 지원은 물론 식수 개발, 마을 도로포장, 다목적 창고 건립 등 수혜국 농촌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농축산물 가공시설 구축뿐만 아니라 채소 계약재배 단지 조성, 영농기술 보급도 주된 활동 중 하나다.
우리의 씨감자 생산기술을 전수받은 볼리비아에서는 감자 생산량이 2배 증가했고, 젖소의 인공수정, 사양 관리 등 낙농기술이 전파된 우간다에서는 우유 생산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베트남은 농어촌공사가 지원한 농산물 저장유통센터를 통해 13개국에 지역 농산물을 수출하며 농업소득이 30% 증가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농업 인프라와 영농기술 지원으로 사업대상 지구 주민들의 소득이 35% 증가했고, 베트남 국립가축질병진단센터에서는 진단 건수가 246% 늘었고, 검사 시간도 10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됐다.
이 같은 ODA 영역은 올해부터 해외 어업·어촌으로까지 확대됐다. 올해 1월에는 앞으로 4년간 원양 핵심 어장의 안정적인 어획량 확보를 위해 국내 최초로 남태평양 투발루에서 ODA 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국내 원양 선사의 입어료가 동결되고, 입어 허가 선박이 증가해 어획량은 연간 1800톤 이상 증가, 사업이 추진되는 4년 동안의 민간 수익은 17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과 함께 해외 농식품 산업을 추진하는 '해외진출지원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미래 식량 확보 기반 조성을 위해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2007~2008년 국제 곡물 시장 위기가 커지면서 2009년 본격화했다.
해외농업자원개발을 희망하는 법인, 개인에게 사업비를 저리로 장기간 빌려줘 농기계 구매, 건조, 저장, 가공시설 설치 등에 활용하도록 하고, 투자 예정지의 농업환경, 인프라, 제도, 유통망 등에 대한 사전 조사는 물론 현지 정착과 사업 안정화도 돕는다.
사업 시작 당시 35곳이던 해외 진출 지원 기업 수는 지난해 206곳으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2014년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개설한 '극동영농지원센터'는 영농기술 제공은 물론 현지 지방정부와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해 현재는 우리 농식품 기업 9곳이 4만3758㏊ 농지에서 가축사육은 물론 밀, 콩, 옥수수 등을 안정적으로 경작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이 같은 해외기술용역사업과 국제농업협력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5월 'K-농공기술 수출 확대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농업 SOC, 스마트팜, 토양오염복원, 행정지원 등 4개 반으로 구성하고, 학계 및 관련 분야 전문가를 위촉해 전문성도 강화했다.
추진단은 농식품부의 대규모 ODA 사업인 '아프리카 K-라이스벨트' 사업에 참여해 세네갈, 감비아, 기니, 우간다, 케냐, 카메룬, 가나, 기니비사우 등 아프리카 8개국에 다수확 벼 종자 생산단지와 재배 인프라, 보급체계를 구축한다.
이병호 농어촌공사 사장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식량 위기와 기후위기에 대응한 농업·농촌 개발과 선진 농업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공사 해외사업의 다변화로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을 필요로 하는 세계 여러 나라에 115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국내 농산업의 해외 진출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