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정부담' 선진국 GDP 17%, 韓 4.5%…바람직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가계부채 문제로 실물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데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광명자영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취약차주 소상공인·자영업자 보호 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임계점에 도달하는데 실질적인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선진국 대부분 가계부채가 2010년 기준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대한민국 가계부채만 유독 우상향으로 직진했다"며 "'국가가 빚을 질 것인지, 민간이 빚을 질 것인지' 하는 정책에서 대부분 국가들은 민간의 어려움을 국가 재정으로 책임졌다는 뜻이고, 대한민국만 유독 모든 책임을 민간이 부담하면서 민간 부채가 급증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세계 선진국 중 가계부채 규모가 GDP(국내총생산)을 넘어선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자영업자 부채가 1000조를 돌파했다고 하고, 가계와 자영업, 기업을 합한 민간부문 부채가 무려 4800조원을 넘게 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가 증가한 결정적 계기로는 코로나 위기 당시 정부의 부족한 재정 지원을 꼽았다. 이 대표는 "주요 선진국의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부담이 GDP 평균 17%였는데 우리나라는 4.5%였다"며 "국가재정을 아끼느라 국가부채는 대다수 선진국들이 200%, 100%를 넘어섰지만 대한민국은 건전재정 이야기를 하면서 50%를 유지하고 있다.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 자영업, 민간부문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간부문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대출을 늘리고 '견뎌보자'는 정책으로는 대한민국 경제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정책의원총회에서 민생·경제 회복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총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제안하며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 전환을 촉구한 바 있다. 반면 여당은 국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재정준칙 도입이 우선이라고 맞서는 상태다.
한편, 당 민생채움단이 추진한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와 함께 김민석 정책위의장, 정춘숙 원내정책수석부대표, 홍성국 원내대변인, 오기형 원내기획부대표, 양기대·양이원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