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 건설비 절반 보조금 지원 계획
미국·일본서도 보조금 받아 공장 건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유럽 대륙까지 해외 생산 기지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를 인용해 TSMC가 8일 이사회를 열고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에 유럽 내 첫 번째 TSMC 반도체 공장을 짓는 안건을 표결한다고 전했다.
드레스덴 공장은 협력사인 독일 보쉬, 인피니온, NXP와의 합작 투자를 통해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칩이 주로 생산될 예정이다.
TSMC는 2021년부터 독일 작센주와 반도체 공장 건설 방안을 협의해왔다. 독일 정부는 전체 신공장 건설 비용 100억 유로(약 14조4532억 원) 가운데 절반인 50억 유로를 지원할 전망이다. 앞서 류더인 TSMC 회장은 지난달 “독일 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진출 시) 우리는 무조건 보조금을 지원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약 20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TSMC는 최근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혈안인 각국의 보조금을 지원받으며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다. 현재 TSMC는 일본과 미국 애리조나에서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 정부로부터 건설 비용의 절반인 4760억 엔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구마모토현 1공장을 짓고 있다.
일본 정부는 TSMC가 추진하는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 대해서도 설립 비용의 최소 3분의 1, 최대 절반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보조금 규모는 해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제품, 일본인 엔지니어 양성 계획, 지역 고용 창출 및 경제 활성화 여부 등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총 40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고 있다. TSMC는 애초 내년부터 애리조나공장 1기 공정 시설을 가동해 5㎚(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칩을 생산하고, 2026년부터 2기 공정 시설을 가동해 3nm의 칩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다만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 시점을 기존 2024년에서 2025년으로 1년 미뤘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 시행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TSMC 등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TSMC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칩스법과는 별개로 미국산 반도체 구입 업체에 대해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 미국산 반도체 구입 업체에 대한 지원 없이는 미국 생산시설의 사업성이 제한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류더인 회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현재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리스 챙 TSMC 설립자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이 중국의 모든 급소를 잡고 있어서 중국은 미국과의 반도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미국·일본·대만 4개국의 반도체 동맹 ‘칩4’와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국 네덜란드의 협력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급소를 쥐면 중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규제에 대해 “몇몇 미국 회사가 중국과의 비즈니스 기회를 잃거나 중국이 반도체 판매 금지를 회피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만, 그래도 잘한 결정”이라고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