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부 김우람 기자
최근 중국의 한 로봇청소기 업체가 내놓은 신제품은 출시 초기 품절사태가 빚어지면서 230만 원까지 치솟았다. 수급이 안정되면서 180만 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다.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주변에서 이 회사 제품을 산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연스레 로봇청소기를 추천해달라고 물으면 이 신제품을 사라고 한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자동 물 세척’ 기능을 담은 중국 브랜드들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걸레 방식은 회사마다 차이는 있어도, 대체로 기능적으로 훌륭한 수준이다. 아직도 중국 제품이라면 손사래 치는 이들도 있지만, 로봇청소기만큼은 걱정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랐다는 걸 방증한다.
영국의 유명 무선청소기 업체가 물걸레 기능이 있는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이미 소비자들은 로봇이 처음부터 끝까지 해주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일주일에 두세 번 물통만 관리해주는 것과 직접 집안을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빠른 추세 변화에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제품이 최상급, 우리나라 중소기업 브랜드가 그다음으로 자리 잡았다. 오히려 대기업 제품들이 기를 펴지 못한다. 이런 현상이 흔치 않지만, 시장에 작은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빈틈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니치 마켓(틈새시장)’은 중소형 기업들의 성장 발판이 되기도 한다.
로봇청소기의 구조를 보면 엄청난 기술이 사용되는 건 아니다. 가전 제조기술이야 평준화됐을 테고, 대량 생산 비결이 좋은 대기업이 유리할 수도 있다. 자동으로 집 구조를 파악하고 장애물을 피하면서 경로를 만드는 자율주행 기능도 공개된 연구 선례가 적지 않다.
결국 누가 먼저 시장에 참가해 ‘로봇청소기 하면 ○○○’ 식으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대기업은 항상 새 시장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이런 기회가 언제고 올 수 있다는 믿음과 준비로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