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계기로 중단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6년 5개월 만에 재개되자, 면세점 업계에 훈풍이 예상된다. 사드 배치 이전까지 큰 손 역할을 했던 유커(游客 : 중국인 관광객)이 귀환이 미칠 영향에 적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다만 중국의 경기침체 국면이 심화하고 있어, 실제 한국으로 유입되는 유커의 구매력이 얼마나 될 지는 미지수다. 최근 면세점업계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따이궁(중국인 대리구매상)에 대한 지급수수료를 낮추는 등 매출은 줄더라도 영업이익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는 유커가 돌아오더라도 매출이 크게 늘거나 실익이 코로나19 이전만큼 늘 것이라 장담은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3월 사드 배치 이후 유커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은 매년 꾸준히 성장했다. 다만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당시 중국의 원천봉쇄령과 함께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급감한 영향이 직격탄이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사드 배치 이전인 국내 면세점 업계의 연간 매출은 △2014년 79억317만 달러 △2015년 81억4258만 달러 △2016년 106억 860만 달러 순으로 매년 증가했다. 사드 배치로 중국의 단체관광 비자 발급 중단이 단행된 2017년에도 매출은 128억348만 달러로 늘었다. 이후 2018년 172억3817만 달러, 2019년 213억 1805만 달러로 매출은 계속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에는 132억139만 달러로 사드 배치 당시인 201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유커 귀환에 따른 업계 반응도 엇갈린다. 당장은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A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은 한중간 관광이 정상화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실제 매출 활성화까지는 2~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B면세점 관계자도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 방침을 환영한다”면서 “유커 단체관광이 올해부터 활성화하면 내년 정도엔 국내 면세시장 매출이 최고조였던 2019년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C면세점 관계자는 “따이궁에 대한 지급수수료가 줄어들면서 최근 영업효율이 정상화 되고 있는데, 유커 유치전으로 인해 또 한 번 국내 면세시장이 출혈 경쟁이 생길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D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중국 경제상황이나 소비 트렌드가 많이 바뀌어, 유커가 본격 들어오기 시작하면 매출 회복 속도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