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클레이베이 싱가포르 법인 청산
NFT 시장 침체, 투자자 신뢰·클레이 가격 추락 여파
카카오 산하 NFT 거래 플랫폼 ‘클레이베이’가 사업을 접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지 약 1년 만이다.
14일 카카오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클레이베이 싱가포르 법인(KLAYBAY PTE. LTD)을 올해 상반기 중에 청산했다. 현재 클레이베이 플랫폼 홈페이지는 접속이 안 되며, 클레이베이 텔레그램 방은 구독자가 1명도 없는 상태이다.
클레이베이는 클레이튼의 운영사였던 크러스트유니버스가 지분 100%를 가진 카카오 계열 자회사다. 지난해 5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했다. 클레이튼 기반의 게임 특화 NFT 마켓플레이스를 표방하며, 지난해 11월 게임 NFT 2차 거래 마켓플레이스 런칭했다. 슈퍼워크와 스니커즈 등 블록체인 게임 20여개를 입점 시키는 등 활발히 사업을 펼쳤다. 당시 클레이베이 측은 ‘글로벌 넘버원 게임 NFT 마켓플레이스’라는 야심찬 포부를 강조하며 “클레이튼 메인넷뿐만 아니라, 향후 클레이튼의 서비스 체인까지 아우르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크립토 윈터 여파로 NFT 시장은 가라앉았고, 클레이베이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클레이베이 플랫폼 안에서 체결된 NFT 거래는 거의 전무했다. 올해 1~3월 NFT 거래량이 아예 없었다는 비즈워치 보도도 있었다.
또 클레이튼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면서 클레이튼 기반 NFT 역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그간 불투명한 회사 운영 방식 등으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다. 2021년 4월 한때 최고가 4800원을 기록했던 클레이튼은 지난해 9월부터 200원대 가격을 횡보하고 있다. 16일 오전 9시 30분 코인마켓캡 기준 클레이튼 가격은 201.97원이다.
크러스트유니버스가 올해 3월 클레이튼 사업에 손을 떼며 클레이튼 산하 CIC 사업이 동력을 잃은 것도 클레이베이 사업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크러스트유니버스는 한국은행의 CBDC 사업을 포함한 블록체인 기술 프로젝트 활성화에 집중한다면서 클레이튼 사업 대부분을 비영리 법인인 클레이튼 재단에 넘겼다. 클레이튼 측은 과거 크러스트가 인큐베이팅했던 산하 CIC는 현재 독립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상민 클레이튼 이사장은 지난 10일 디스코드에서 투자자들과 진행한 AMA 간담회에서 “클레이튼 산하 CIC는 독립 법인”이라면서 CIC 현황을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클레이튼 관계자는 “클레이베이 사업은 과거 크러스트 쪽에서 진행한 건으로, 저희가 독립하면서 클레이베이 관련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아 잘 모른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구체적인 청산 시기에 관해 묻자 “공개하지 않는다”며 함구했다.
카카오의 클레이베이뿐아니라 최근 오픈씨, 블러 등 글로벌 NFT 거래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해 1월 48억 1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오픈씨 거래량은 지난달 1억 32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0월 오픈씨의 대항마로 꼽혔던 블러는 2월 거래량이 11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달 2억 5133만 달러로 77% 감소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클레이튼 생태계 내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클레이튼 시세가 너무 떨어지고 외부 분위기도 좋아지지 않다 보니 운영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