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카 아반떼, Y카 쏘나타로 명맥 이어
SUV 인기 탓, 중형 세단 시장 침체기
8세대 쏘나타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현대자동차가 중형 세단 제품 전략을 수정했다. 5년이던 풀 체인지(세대 변경) 주기를 7년 또는 그 이상으로 확대했다. 5년 마다 신차를 내놓지 않아도 될 만큼 시장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쏘나타는 1985년 등장한 스텔라가 밑그림이다. 첫 고유 모델 포니에 이어 등장한 스텔라는 큰 덩치에 비해 엔진(1.4~1.6ℓ)은 작았다.
1세대 쏘나타는 스텔라 고급 버전으로 등장했다. 차 안팎에 번쩍이는 크롬 장식과 최고 편의 사양을 추가했다. 출력이 모자랐던 엔진은 배기량을 1.8~2.0ℓ로 키우며 해결했다. 일본 미쓰비시에서 들여온 라이선스 엔진이었다.
애초 현대차는 스텔라 후속을 두 가지로 준비했다. 먼저 북미 현지 생산까지 겨냥한 중형 세단 Y카, 동시에 준중형차 J카도 개발했다. Y카는 쏘나타로, J카는 아반떼(당시 엘란트라)로 거듭났다.
이때부터 현대차는 중준형차(아반떼)와 중형차(쏘나타) 세대 교체 주기를 5~6년으로 확정했다.
1990년에 1세대 엘란트라가 등장했고 이후 2세대(1995년 아반떼)→3세대(2000년 아반떼XD)→4세대(2005년 아반떼HD)→5세대(2010년 아반떼MD)→6세대(2015년 아반떼 AD)를 거쳐 2020년 아반떼 CN7이 등장했다. 코드네임 CN7은 'C세그먼트 노치백(세단형) 7세대'를 의미한다.
같은 맥락에서 쏘나타 역시 5년 안팎의 세대 교체 주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9년 등장한 8세대 쏘나타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5~6년마다 단행했던 세대 교체 주기를 7년 또는 그 이상으로 확대했다.
제품 교체 주기의 중간 기점, 즉 2021년 하반기에 이미 나왔어야 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올해(2023년) 3월 선보였다.
부분 변경 모델이 4년 만에 등장했다는 것은 앞으로 4년 뒤에 9세대가 출시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유는 수요 위축이다. 차 산업의 중심이 세단에서 SUV로 옮겨가면서 중형 세단 시장이 위축됐다. 내수는 물론 북미 시장도 마찬가지다. 일본 토요타가 캠리 내수 판매를 중단한 것도, 한때 쏘나타 단종설이 나돌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내연기관 일부 모델은 세대 변경 대신 부분 변경을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다만 차가 사라져도, 쏘나타라는 이름은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약 40년을 이어온 현대차 고유의 브랜드인 만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등장할 새 모델에 쏘나타라는 이름이 부여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포드의 2도어 스포츠카 '머스탱'이 마하 E라는 이름을 덧대 SUV 전기차로 등장한 것도 비슷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