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최대 700억 달러 전망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미국 나스닥거래소 상장을 신청했다.
2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오후 증시 마감 후 나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티커 심볼(종목코드)은 ‘ARM’으로 신청했다.
신주 발행 규모와 공모가액이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시장에선 기업가치가 600억∼700억 달러(약 80조~94조 원)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올해 미국 최대 IPO가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상장 시점도 미정이지만, 시장에서는 9월 중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반도체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설계 자산(IP)을 개발하는 업체로, 반도체 기업들은 ARM의 IP를 토대로 반도체를 생산한다. 6000명가량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일 만큼 기술 중심의 회사다. 2023회계연도에 출고된 300억 개 이상의 반도체에 ARM 기술이 사용됐다.
특히 ARM의 IP는 전력 효율이 높다는 강점이 있어 배터리 유지시간이 중요한 스마트폰용 부문에서 세계 90%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영국 런던증시에서 18년간 거래됐던 ARM은 2016년 일본 소프트뱅크에 240억 파운드(약 43조 원)에 인수된 뒤 상장 폐지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 매각을 추진했으나 각국 경쟁 당국의 반대로 여의치 않게 되자 미국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돌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애플과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등 세게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ARM 상장과 동시에 출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