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업계 국민 신뢰 잃어…발행자 규제 강화해야”
위메이드 5억 손해배상소송 질문엔 ‘묵묵부답’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이 국회에서 열린 제17차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정책토론회에서 “(코인) 거래소와 발행자는 국민적인 신뢰를 잃었다”면서 코인 업계, 특히 대표적 김치코인인 위믹스를 집중 비판했다. 한편 위메이드가 지난달 위정현 교수에 대해 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추가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 교수와 위메이드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이 주관하고 진성준, 전용기 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한 제17차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정책토론회가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토론회는 ‘위믹스 등 가상자산의 증권성, 핵심 쟁점과 해법을 모색한다’를 주제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학교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코인) 거래소와 발행자는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면서 “발행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위믹스, 테라루나, 코인원 상장비리, 하루·델리오 사건 등 굵직한 가상자산 업계 문제들을 언급하며 “가상자산은 법적 제도적 체계가 미비한 상태에서 피해자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검찰 수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을 글로벌 거래소를 ‘미등록 증권 거래 제공’ 등의 혐의로 기소한 것을 두고, “한국은 IT 강국인데, 오히려 SEC의 대응을 한국이 따라가는 (혹은) 방관하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에서 닥사도 아마 이 (SEC의) 기준대로라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위 교수는 “여러 코인들이 있지만, 국내에선 가장 문제의 초점이 된 코인이 위믹스”라며 “위믹스는 백서의 면책조항에서 ‘미국과 중국에서는 거래를 제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법적 문제를 인식하고도 영악하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하는 등 토론회 내내 위믹스를 집중 비판했다.
위 교수와 가상자산 위믹스의 발행사 위메이드 사이 갈등은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지난해 위 교수는 최근 위메이드의 주력 사업인 P2E 게임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은 올해 5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이 불거지면서부터다. 5월 10일 위 교수는 한국게임학회 명의로 P2E 게임 업계의 국회 로비설을 주장했고, 이에 위메이드 측은 오히려 한국게임학회가 게임사들로부터 강압적인 후원을 받았다고 폭로하며 같은 달 17일 위 교수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했다.
양측의 갈등은 ‘국회 로비설’이 여야 양당의 진상조사단 활동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실체가 밝혀지지 않으면서 다소 잠잠해졌다. 다만 이날 게임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법에 위 교수에 대한 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며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하고 있고,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근거없는 비방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위 교수 역시 토론회가 끝난 뒤 소송에 대해서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사회적 피해보다 업계를 더 걱정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위믹스 저격수’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제정된 법이 아니라) 결국 법 해석하고 집행하는 정부 태도 차이”라면서 “(가상자산 규제의 결과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커지는 것’과 ‘업계가 축소되고 사업자가 처벌받게 되는 것’ 중 우리 정부는 사업과 업계를 더 걱정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예 변호사는 “(이미 존재하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행위를 적용하면 불법, 부정거래만 입증 손해배상 청구와 처벌이 당연히 쉬워진다”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 자본시장법 적용이 필요함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