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스템 분리로 위기 전염 어려워
위안화 평가 절하, 인플레 완화에 도움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 경제가 심하게 휘청거리고 있다”면서도 “미국 상품에 있어 중국 시장의 고객 역할은 제한적이며 국가 금융시스템 간의 연관성이 적은 것을 고려했을 때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히려 미국 국익에 일부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수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그친다. 중국에서 경기 악화로 구매력이 떨어지더라도 영향을 받는 기업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에 그친다는 의미다. NYT는 “미국 경제는 각기 특정 관심 분야를 가진 수백만 개의 기업들로 구성돼 있어 일부 기업은 중국의 경기 위축으로 더 많은 걱정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국의 금융시스템이 충분히 분리돼 있어 중국의 금융위기가 미국으로 전이될 위험도 적다. 만약 중국 경제에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헝다(영문명 에버그란데), 비구이위안(영문명 커트리가든)에 투자한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 기관과 투자자들은 안전할 것이라고 NYT는 짚었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레드 세처 선임 연구원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금융위기가 옮겨올 만한 현실적인 경로가 없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상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중국이 채권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실제 시나리오는 없다”고 단언했다.
되레 위안화 평가절하 추세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위안화 평가 절하 추세로 가격 경쟁력이 큰 중국 수출이 늘어나 소비재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국 내 기회가 부족한 중국 투자자들이 더 많은 자금을 미국으로 이전한다면 미국 기업에 약간의 상승 여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무역정책학 교수는 “상대적으로 미국 경제가 더 좋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높은 수익률과 리스크 회피에 따라 미국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제 위기가 대만 침공 등 지정학적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자원을 쏟아야 하는 군사력 사용을 중국이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