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촉진·주식시장 자금 유입 등 유도
“‘게임체인저’ 되기 불충분해”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 1일 중국 대형 국영은행들이 전국 38조6000억 위안(약 7000조 원)에 달하는 미상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당 부분에 대한 금리 인하를 발표할 예정이다. 6월 말 기준 모기지는 중국 은행 전체 대출의 17%를 차지했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생애 최초 구입 주택에 한해서만 적용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 폭은 최대 0.2%포인트(p)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주택부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중국 신규 모기지의 90%와 80%가 생애 첫 주택에 대한 대출이었다.
이달 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에 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히자 모기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당국은 21일 모기지 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모기지 금리 인하를 직접 지시하면서 은행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초상은행 고위 관계자는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모기지 금리 인하 비상 계획을 수립했으며 최종 계획 완성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농업은행은 세부 지침을 공식화하고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대출 계약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번 모기지 금리 인하 조치는 정책금리를 0.05~0.1%p 인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인민은행이 1년 만기 LPR를 0.1%p 내린 것과 합하면 중국 경제성장률을 0.1~0.2%p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영은행들은 예금 금리 인하에도 나선다.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등이 이번 주 인하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국영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소비 촉진과 주식시장 유입 자금 증대, 대출기관에 대한 압박 완화 등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모기지 금리 인하가 지속적인 투자자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지는 불분명하다. 부동산 위기가 심화하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임에도 중국 정부가 광범위한 경기 부양책 제시를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사람들의 신뢰가 여전히 낮아서 모기지 금리 인하가 상황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없다”며 “앞으로 몇 주 안에 다른 부동산 완화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강도가 충분할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