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이후 바로 베트남 방문
시진핑 대신 리창 총리가 아세안·G20 참석 전망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반응도 주목
G20 의장국 인도, 가입 추진 나이지리아 초청
미·중 패권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신(新)냉전 속에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있는 개발도상국)’로 불리는 신흥·개발도상국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두 정상회의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아세안과 G20 정상회의는 선진국 외에도 주요 신흥국이 모여 세계 경제와 정치적 현안을 토론하는 자리라는 공통점이 있다. 5~7일에 열리는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이외에도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 8개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도 함께 열린다.
이번 아세안 회의의 초점은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어떻게 관계를 강화할 것인지다. 다만 미·중 정상 모두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담에는 불참하고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을 대신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의 회담 일정은 포기하면서도 G20 정상회의 이후인 11일 베트남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중국에서는 리창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는 물론 G20 정상회의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불참 배경을 두고 동남아 일부 국가들이 중국의 일방적인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거세게 반발한다는 부담과 함께, 중국의 성장 둔화 속에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에 힘을 실어주는 걸 꺼렸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 기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둘러싼 동남아와 동아시아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 이 자리에서 풍평(소문) 피해를 막기 위해 오염수 방출과 관련한 안전성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에서는 최근 서방과 중국·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 중인 의장국 인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를 자처하며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키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G20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나이지리아를 초청했다. 현재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하게 G20에 속해 있다.
또 인도는 미국·일본·호주 등과 함께 구성된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일원이다.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를 통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의장국 인도가 이번 회의에서 공동성명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최근 주요 국제회의에서 참가국의 전체 합의를 담은 공동성명이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