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 교사는 스마트칠판 등 에듀테크 업무와 돌봄 업무를 전담하면서 학교장인 B씨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A 교사는 평소 예산과 관련된 업무를 배정받아 교장과 소통을 자주 해야 했고, 교장의 꼼꼼한 업무처리방식에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는 설명이다.
6학년 담임을 맡았던 A 교사는 담임 업무 외에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 상당히 많은 업무를 전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말에도 업무 포털에 접속해 일을 해야 했을 정도로 업무량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사의 동료 교사는 “A 교사가 결재 서류를 올릴 때 ‘교장이 어떻게 해도 반려할 것’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면서 “교장의 개인적인 민원도 처리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 A 교사는 같은 학교 동료 교사와 함께 B 교장의 관사에 놓을 가구를 나르는 데 동원되는 등 개인적인 민원까지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A 교사는 동료 교사에게 ‘(특정 일을) 갑자기 할 수 있는 거 인정할 수 있어. 그러면 남이 하는 것도 인정을 해줘야지. 왜 내(교장)가 하는 것만 되고 네(A 교사)가 하는 건 안 돼’, ‘올해 12월까지 예산안 쓰려는데 못 쓸 거 같아. 다 싫다고 해서 그냥 가만히 있어 보려고’ 등 교장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A 교사와 같이 근무한 교사들도 A 교사와 교장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고인의 장례식장에서 A 교사의 임용 동기들과 학교 관리자분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A 교사는 숨지기 며칠 전에도 “머리가 아프다”며 여러 차례 조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A 교사의 동료 교사는 “유족에게 듣기론 A 교사가 숨지기 며칠 전 두 차례 머리가 아파 조퇴했다고 한다”며 “관련 업무를 하면서 A 교사가 개인 카드를 쓰기도 하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B 교장은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에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교육청은 이 사건과 관련해 “교장의 짐을 관사로 나르게 된 과정에 교장의 지시나 권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교장이 허리가 불편해 동료 교사와 A 교사가 자발적으로 도움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현재 유족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 도교육청이 나서서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거나 유족이 입장을 밝히면 놓친 게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A 교사는 1일 오전 동백대교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동백대교 위에 비상등을 켠 채 주차된 A 교사의 승용차 안에서 메모 형태의 유서를 수거했다.
해경은 조만간 학교장을 불러 평소 A 교사와의 관계, 업무 강도 등을 물을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