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부결, 윤미향엔 침묵, 이재명은 단식…'방탄의 늪' 빠진 野

입력 2023-09-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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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총련 행사 참석' 윤미향 제소…野 "입장 없다"
'코인' 김남국 제명안 부결에 '李 체포안 부결론' 여전

▲윤미향 무소속 국회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혐의 등 관련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자당 출신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행사 참석 논란에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거액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의원 제명안도 부결시킨 데다,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친명(친이재명)계의 '체포동의안 부결론'도 여전하다. 민주당이 '방탄의 늪'에 빠지면서 대정부 공세 동력 자체가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친북단체인 조총련 주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조총련 간부들이 참석한 이 행사에선 한국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으로 지칭한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윤 의원이 반국가단체에 동조한 것으로 보고 4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징계안을 제출했다. 실제 대법원은 1970년 조총련에 대해 대한민국을 부인하고 북괴를 지지·찬양하는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5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행사에서) 아무 행위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헌화하고 나왔다"며 "조총련하고 접촉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미 윤 의원이 2년 전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된 '외인'인 데다 정부여당이 최근 주력하는 반공 이념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우리 당은 특별한 입장을 낼 일이 없다. 윤 의원 개인이 참석한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이 (윤 의원 문제에) 우리 당을 끌어들여 반국가단체에 동조한다는 이념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국민의힘 의도에 우리가 굳이 말려들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윤리특위 소위에서 김남국 의원 제명안도 부결시켰다.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영향을 받은 민주당 소속 윤리특위 소위 위원 3명이 전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당시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내 편만은 지키겠다는 민주당의 기만행위"라며 "만연한 도덕 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여당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 소환조사를 앞둔 이재명 대표의 단식도 향후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 전면 전환 등을 요구하며 8일째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떄문에 건강 악화·당내 동정론 확산에 따른 수사 차질, 체포안 부결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친명계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전제로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명계인 김용민 의원은 4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정부를) 검찰 독재라고 정확하게 규정했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이 오면) 부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민주당의 이 같은 '제 식구 감싸기' 기류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공세 명분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자신들의 문제는 외면하고 정부를 '검찰 독재'라며 공격하면 국민들 입장에선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도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이 이 대표와 김·윤 의원에 대해 그런 행태를 보이니 국민은 트집을 잡기 위한 트집으로 느끼게 된다. 그러니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혐오를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극 지지층이야 '우리 당 잘한다'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종의 체념을 하게 된다"며 "이런 것들이 누적되면 총선 등 어떤 식으로든 민의가 표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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