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성장을 이끈 우종수 전 대표와 권세창 전 대표가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렸다. 한미에서 쌓은 R&D 노하우를 전면적으로 발휘해 제약·바이오업계에 또 한 번 굵직한 발자취를 남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엘팜텍의 최대주주인 이상제일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외 2인은 전날 더블유사이언스와 주식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엘팜텍 지분 14.7%(927만4853주)를 158억 원에 사들이는 계약이다.
더블유사이언스는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지낸 우종수 대표가 이끄는 신생기업이다. 약물전달시스템 관련 기술력이 무기다.
우 대표는 국내 최고 의약품 제제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한미약품의 대표 개량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 등의 개발을 이끌었다. 1990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생산본부장과 신제품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17년 대표에 올라 올해 초까지 33년간 한미에 몸담았다.
지엘팜텍은 개량신약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로, 천연물 위염치료제, 여드름치료제, 인후염치료제, 신경병성통증치료제 등을 개발했다. 자회사 지엘파마는 경기 안양시에 의약품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더블유사이언스가 지엘팜텍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우 대표의 탄탄한 R&D 경험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엘팜텍은 올해 7월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의 임상 3상에 착수했으며, 신경병성통증치료제, 당뇨병치료제 등의 허가와 발매를 준비 중이다.
우 대표보다 먼저 한미약품을 떠난 권세창 전 대표는 차바이오그룹의 연구개발 사업화 총괄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의과학대학교의 특훈교수도 겸직한다.
권 부회장은 1996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연구센터 소장, R&D 총괄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 개발에서 핵심을 담당했으며, 100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다.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바이오신약 ‘롤베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현지 판매 중이다.
차바이오그룹에서 권 부회장은 35년에 걸친 R&D 노하우를 차바이오그룹의 산·학·연·병 시스템에 접목해 글로벌 사업 성과를 만들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사노피, 얀센, 릴리, MSD 등과 대규모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던 경험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