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4800억 원 R&D 투자…9월 예타 신청
글로벌 위성 통신 경쟁…“우크라 전쟁後 중요성 대두”
정부가 독자 위성망을 확보하고, 위성통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사업 규모를 약 4800억 원으로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개최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긴 위성통신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독자 저궤도 통신위성 개발ㆍ발사와 함께 단말국, 지상국을 포함한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시범망)을 구축해 기술 검증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약 4800억 원을 투자를 골자로 하는 ‘R&D예비타당성조사’를 이달 신청할 계획이다.
과기부는 시급성에 따라 일부 핵심기술은 선별해 기술개발을 선제 지원할 계획이다. 단말국ㆍ지상국 분야에 2024년에 111억 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위성통신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스페이스Xㆍ원웹ㆍ아마존 등의 선도기업들은 주도권 확보를 위해 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저궤도 위성(고도 300~1500km)은 정지궤도 위성(고도 3만6000km) 대비 짧은 지연시간으로 고속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세대 통신 인프라의 ‘혈관’으로 꼽힌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통해 지상망이 단절된 전장 지역까지 안정적 통신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지상망 보완 수단으로서 저궤도 위성통신이 주목을 받았다. 각국 정부도 재난 관리 및 안보를 위해 독자 위성망 구축을 추진하거나 위성통신 이용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가고 있다.
최우혁 과기부 전파정책국장은 “안보와 통신 주권에 대해 우려가 있는 부분을 고려하며, 독자적인 위성통신망을 통해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정리했다”면서 “대한민국이 이동통신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건 90년대 초반에 CDMA 기술을 채택하면서인데, 위성 통신이 향후 2030~2035년에는 제2의 CDMA 같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부는 기업 요청에 따라 수출 목적으로 위성과 통신하는 실환경 시험(On-The-Air)을 수행하는 실험국 개설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중장기 관점에서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확보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범국가적 민・관・군 협의체인 ‘(가칭)K-LEO통신 얼라이언스’를 구성,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또 과기부는 민간의 위성망 국제등록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급증하고 있는 위성 발사 수요를 반영해 위성망 소요량을 분석할 계획이다. 위성망 혼신 방지 및 조정을 위한 위성망 전주기 관리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ㆍ산업 동향, 외국정부 사례 등에 근거해 위성통신 서비스용으로 사용 가능한 주파수 공급도 검토한다. 상용화된 위성통신 단말 성능 및 규격을 고려한 기술기준(송신전력, 상향각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위성과 통신 트래픽 증가에 따라 국내에서 게이트웨이 설치 수요가 발생할 것에 대비, 설비 구축에 대한 기준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과기부는 위성 서비스와 타 서비스 간에 주파수가 중첩되는 경우 혼신 방지 및 서비스의 안정적 이용을 위한 ‘주파수 공존’ 방안을 마련한다. 비정지궤도 위성망으로부터 정지궤도 위성망 보호 원칙에 따라 비정지궤도 위성 시스템 운용 조건 또한 구체화한다.
과기부는 특정 위성 사업자에 의해 위성주파수가 독점되지 않도록, 위성주파수의 ‘사용 신청→상호 협의ㆍ조정→운용 조건 부과’의 절차 제도화도 검토한다. 필요시 위성사업자에 대한 주파수 사용을 승인할 때 향후 후발사업자와 협의・조정에 성실히 응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정부는 또 급증하는 위성 수에 대비하여 위성의 운용조건(ITU 전파규칙 포함) 준수 여부 모니터링을 위한 위성전파 감시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국경과 무관하게 송신 가능한 위성전파 특성을 고려할 때 위성전파 감시, 혼신원 탐색, 전파 송신 조정ㆍ중단 등 관련 국제협력 활동도 병행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위성통신 활성화 전략을 통해 마련된 정책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면서 “제도를 정비하고 기술개발을 강화하여 ‘30년까지 위성통신 분야에서 30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