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18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55.8% 가결
역대 최대 규모 임금 인상…업계 긍정적 영향 기대
다만 기업별 실적 차이 커 실제 영향 크지 않을 수도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무분규로 마무리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맏형인 현대차의 무분규 타결로 업계 전반의 임단협 훈풍이 기대된다.
19일 현대차 노조는 전날 열린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투표자 대비 58.8%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2019년 이후로 5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는 1987년 현대차 노조 창립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노사의 이번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한 배경으로는 최대 실적에 걸맞은 최대 임금 인상이 꼽힌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조83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087억 원 대비 59.5%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올해 합의안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본급 인상(11만1000원)을 포함해 성과금 300%+800만 원, 격려금 100%+250만 원, 주식 15주 등 사상 최대의 임금 관련 내용이 담겼다. 국내 공장 근로자의 경우 평균 3000만 원 수준의 성과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는 20일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핵심인 현대차가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하며 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 노조에 소속된 현대모비스 노조(모비스위원회)는 현대차 노조와 같은 날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실시, 61.7%의 찬성률로 가결했다. 모비스 노사의 합의안에는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 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기아, GM 한국사업장(한국지엠),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 등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는 완성차 업체 역시 임단협 타결에 한 걸음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아의 경우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교섭을 진행해온 만큼 현대차의 무분규 타결이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는 모두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한 차례 부결된 뒤 교섭을 진행 중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기본급 7만 원 인상, 성과금 1000만 원 등을 포함한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지난 12~13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가 59.1%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한국지엠 노조는 향후 교섭 방향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는 19일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합의안에는 지난 1차 합의안에 포함된 기본급 10만 원 인상, 타결 일시금 250만 원, 생산성 격려금 100만 원 등에 격려금 20만 원 추가, 비즈포인트 11만 원 추가 등이 추가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별로 실적이 크게 차이 나는 현 상황에서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현대차 노조의 사례가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차 노사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한 것은 바람직한 선례”라면서도 “기업별 실적이 너무 차이 나는 상황이어서 현대차의 임단협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